중국 최대 희토류 생산업체가 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일부 공장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깊어진 데다 최대 수요처인 일본이 수입처 다변화 등을 통해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를 대폭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희토류는 자동차 전자 등의 산업에 필수적인 희귀금속으로 중국이 세계 수출량의 90%를 차지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5일 “중국 최대 희토류 가공 및 정제업체인 네이멍구바오강희토(內蒙古包鋼稀土)가 24일부터 일부 공장의 가동을 1개월간 중단한다”고 보도했다.

공장이 멈춘 근본 이유는 수요 감소다. 중국의 지난 1~8월 희토류 수출량은 8700t으로 집계됐다. 연간으로는 1만2000~1만3000t에 그칠 전망이다. 희토류 수출이 정점을 이뤘던 2003년(7만4000t)에 비해 6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수요가 줄면서 가격도 내림세다. 작년 여름엔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한 여파로 희토류 가격이 전년 대비 10배 이상 폭등했다. 그러나 일본 기업이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희토류량을 줄이는 기술을 잇달아 개발하고, 수입처도 인도 등으로 다변화하면서 최근 희토류 가격은 작년 대비 30%가량 떨어진 상태다. 2010년까지만 해도 90%에 달했던 일본의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는 올 상반기 50%선 밑으로 떨어졌다.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중국 희토류업체들의 경영 상황도 악화되는 추세다. 이번에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한 네이멍구바오강희토의 지난 3분기(7~9월)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0% 감소했다. 니혼게이자이는 “300여개의 중국 내 희토류 정제·가공업체 가운데 25%가량이 이미 문을 닫았다”며 “공장을 돌리고 있는 업체들도 가동률이 30~40% 정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중국의 무리한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가 역풍을 불러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은 일본과 외교적 갈등을 빚을 때마다 희토류를 무기로 삼아왔다”며 “그런 강경정책이 중국 희토류에 대한 의존도를 빠르게 떨어뜨린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