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환매가 이어지고 있는 해외주식형펀드가 연초 이후 10% 넘는 수익률을 올리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신흥아시아와 유럽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견조한 수익률을 내면서 해외주식형펀드의 수익률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이달 들어선 설정액이 많은 중국펀드들이 선전하면서 저조한 국내주식형펀드와 차별화된 수익률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신흥아시아·유럽펀드, 연간 수익률 20%

기다림에 지쳐 환매해 버렸는데…해외주식형펀드 수익률 고공행진
24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주식형펀드는 23일 기준 연초 이후 평균 10.10%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4.73%)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올 들어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유럽 위기 속에서도 일부 국가 증시가 선전하면서 국내주식형보다 해외주식형펀드의 성과개선이 두드러졌다. 그동안 국내와 해외주식형펀드는 비슷한 수익률 곡선을 그려왔지만, 최근 한 달간 성과 차별화가 더욱 심화됐다.

국내주식형펀드는 3% 넘는 손실을 낸 반면, 해외주식형펀드는 3%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중 중국펀드는 6% 안팎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올해 전체로 보면 신흥아시아펀드와 유럽펀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주식형펀드에서 연초 이후 수익률 상위 10개 중 8개가 신흥아시아 및 유럽펀드다. ‘피델리티유럽자A’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24.82%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어 ‘KB인디아자A’(23.08%) ‘슈로더유로자AC5’(22.32%), ‘삼성아세안자2A’(20.77%) 등도 20%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특히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글로벌 변수에 영향을 덜 받고 견조한 내수성장을 바탕으로 증시가 상승하면서 수익개선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중국본토펀드 수익률 상승 가능성

올 들어 수익률이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펀드 환매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해외주식형펀드(ETF 제외) 자금 유출입 추이를 보면 올 들어 지난 19일까지 2조9835억원이 빠져나갔다. 최근 석 달 동안에만 1조734억원이 줄었다.

개별펀드로는 ‘신한BNPP봉쥬르차이나2’(3741억원) ‘슈로더브릭스자A-1’(2991억원)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1’(2041억원) 등 주로 설정액 규모가 큰 중국, 브릭스펀드에서 자금유출이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중국(홍콩H)펀드가 최근 3개월간 10% 넘게 수익률을 내면서 그동안의 손실을 만회하자 투자자들의 환매심리가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해외주식형펀드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환매가 멈추지 않고 있지만 성급한 환매보다는 지역별로 인내심을 갖고 추가적인 수익개선을 지켜볼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둔했던 중국본토펀드와 브라질펀드가 대표적이다.

서경덕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 연구원은 “중국펀드는 3~4분기 바닥을 찍고 회복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며 “브라질펀드 역시 가격부담이 덜해 반등 탄력이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