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로 가족 외식에 모친 생일잔치까지…지방의회 업무추진비는 '쌈짓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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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실태점검 결과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7~8월 광역시·도의회 3곳과 기초의회 6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과 해외연수 실태 점검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권익위에 따르면 A지방의회 위원장은 유흥주점에서 총 109건, 755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B의회는 술집 등에서 30회에 걸쳐 270만원을 법인카드로 계산하는 등 업무추진비를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법인카드를 개인 생활비처럼 사용한 사례들도 드러났다. 경기도 의회의 한 상임위원장은 가족이나 지인과 식사하며 수시로 법인카드를 사용했고 경기도 도의원 한 명은 제주도와 강릉에서 휴가를 보내며 식사 때 법인카드를 사용했다.
한 기초의회 의장은 어머니 생일잔치 비용을 법인카드로 결제했고 면세점에서 지인에게 줄 화장품, 양주 등의 선물 170만원어치를 구입할 때도 법인카드를 이용했다. 공무에 사용해야 할 법인카드를 쌈짓돈처럼 사용한 것이다. 한 지방의회 의원 20명은 자신의 지역구 초·중·고 졸업생들에게 표창패를 수여하면서 의회 예산 1450만원을 사용했다.
외유성 국외 연수도 적발됐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국외연수’를 명목으로 이집트와 터키를 8일간 찾은 모 의회 의장협의회 소속 의장 8명은 대부분의 일정을 낙타 투어, 나일강 크루즈, 보스포러스해협 크루즈 여행으로 보냈다.
또 다른 지역 의원들은 의회제도 선진사업시설 연수를 위해 11일간 미국을 방문했지만 현지 시청을 2회 들른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일정은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 자이언캐니언 등을 관광하는 것으로 채웠다.
지방의원 12명은 중국과의 우호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간 출장에 지역 농업회사법인 이사를 동행시켰고 그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았다.
권익위는 부당하게 사용한 업무추진비 환수를 요구하는 한편 부패 의혹이 있는 사건에 대해서는 확인 후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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