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내년에 올해보다 투자 규모를 축소할 방침이다. 불황으로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고 있지 않아서다.

김준호 SK하이닉스 총괄 부사장은 24일 열린 3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내년에 많은 메모리 업체의 투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생산 증가율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우리 회사도 수익과 효율에 중점을 두고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투자도 당초 계획한 4조2000억원보다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 말 누적 투자액은 3조5600억원으로, 잔액은 시황에 따라 내년으로 이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3분기에 매출 2조4230억원, 영업적자 150억원을 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5.8% 늘었고 영업손실은 94.6% 축소됐다. 이는 증권업계 추정치(영업적자 600억~800억원)를 웃도는 실적이다. 회사 측은 “저조한 PC 수요로 D램 출하량이 5% 줄었고 평균 판매가도 8% 떨어졌지만 D램 중 모바일 제품 비중을 처음으로 30% 이상 달성하는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높여 가격 하락의 영향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권오철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좋은 모바일 시장 공략에 집중해 왔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출하량이 5% 증가했고 평균 판매가는 4% 상승했다.

4분기 실적은 3분기보다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측은 “D램 재고가 3분기에 1.7주 수준에서 3주 수준으로 증가했지만 신규 스마트폰 및 윈도8 출시에 따른 수요를 볼 때 4분기 중 소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