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이 인적·물적 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하자 증권업계는 대체로 경영권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전문의약품(ETC)과 일반의약품(OTC)을 분리해 경영 효율성이 높아지고 최대주주 지분이 낮은 동아제약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기업 인수·합병(M&A)시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아직 분할 회사들의 가치를 산정하기 힘들어 각각 회사에 대한 투자 판단은 보류했다.

동아제약은 내년 3월1일을 기해 인적·물적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분할 후 존속회사는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가칭)다. 인적분할을 통해 동아가, 물적분할을 통해 동아제약이 신설된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투자와 바이오사업을 맡으면서 신설되는 동아, 동아제약 외에 해외법인, 기타자회사 등 국내 자회사를 보유한다. 동아는 전문의약품(ETC), 의료기기, 해외사업을 동아제약은 박카스, 일반의약품(OTC) 사업을 분담한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4일 "동아제약 지주사 전환의 가장 큰 특징은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ETC(동아)와 OTC(동아제약) 사업의 분리"라며 "지주회사 전환으로 경영권 및 사업부별 책임 경영 강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의 분할 비율은 0.37 대 0.63으로 존속회사의 비율이 타 업체 대비 높은 편인데 이는 박카스와 일반의약품 사업부가 물적분할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미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분할 이후 주식스왑(현물출자)이 있더라도 지주사에 대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대폭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전환 후에는 최대주주의 지분이 현재보다 상승하고, 사업부가 여러 회사로 분할되면서 최대주주 지분이 낮아 종종 불거지는 M&A 이슈는 보다 실현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분할 법인들을 정확히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입을 모았다.

김나연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캐시카우였던 박카스 사업부가 분리되면서 신설법인인 동아에는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 임상비용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며 "앞으로 지주사 설립 관련 특허권, 투자회사 지분법 이익 반영 여부, 박카스 사업부 귀속 회사 변경 가능성 등을 고려해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를 조정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할은 단기적으로는 동아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바이오사업 투자 및 R&D 비용 부담을 완화시킬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동아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고 지주회사 전환 이후에는 바이오 및 OTC 사업부의 중장기 성장전략에 주목해 지주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과거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대웅제약과 JW중외제약, 한미약품의 경우 분할로 인한 기업가치 증대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며 "지주회사 전환이 기업 가치 증대로 연결되려면 바이오사업의 성과와 OTC사업의 중장기 성장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