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상승 동력 부재로 연일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곳곳에선 52주 신고가 행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실적 개선 전망이 뚜렷한 제약주와 경기방어 성격이 강한 화장품주가 눈에 띄는 행보를 하고 있어 주목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장중 유가증권시장에서 1년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운 곳은 근화제약 환인제약 유한양행 보령제약 등 제약주와 한국화장품 롯데삼강 등 경기방어주가 상당수다.

한전KPS 자화전자 코라오홀딩스 한솔홈데코 등 안정적인 실적 기대주에도 연일 매수세가 몰리며 최고가를 새로 쓰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인 알보젠으로 경영권이 넘어간 근화제약은 인수·합병(M&A) 이슈까지 더해져 3일째 상한가(가격제한폭) 행진이 이어지고 있고, 환인제약은 정부의 정신과질환 치료 장려정책 시행으로 내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약주들은 약세장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실적 개선 기대와 경기방어적인 성격 때문에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제약주는 지난 4월 보건복지부의 약가인하 정책 여파로 지난 2분기에 실적이 전년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으나 3분기부터 다시 회복되고 있는 중"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표적인 실적 개선주로 꼽히는 자화전자도 신고가 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자화전자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분기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스마트폰에 채택되고 있는 카메라모듈이 800만화소에 이어 1300만 화소급까지 성장하면서 자화전자의 AF용 액츄에이터 매출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라오홀딩스는 3주 만에 30% 이상 주가가 뛰어올랐다. 이달 들어서는 단 2거래일을 제외하곤 매일 올랐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오스의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8%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동차 오토바이 뿐만 아니라 상용차까지 판매 중"이라며 "건설중장비 등으로 사업영역 확장도 계획하고 있어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이날 신고가의 배경을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의 한국화장품과 코스닥시장의 코리아나 등 중저가 화장품주도 약세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화장품의 경우 2010년 11월초 이후 가장 비싼 주가를 기록 중이고, 코리아나는 2007년 이후 최고가다.

이들의 급등세는 중국 관광객들의 소비에 힘입어 하반기 실적 개선이 뚜렷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국 화장품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리아나 이외에 코스닥시장에서 최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는 곳은 대화제약 씨티씨바이오 GS홈쇼핑 바이오니아 일진디스플레이 케이엠더블유 미래나노텍 하이소닉 리노공업 등 30여곳이다. 대부분 흑자전환 등 호(好)실적과 사업 확장에 따른 수혜주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