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무거운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는 들고다니기에 거추장스러울 수 있다. 최근 일반 아마추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DSLR보다는 가볍고 작지만 화질은 뛰어난 미러리스 카메라가 인기를 끄는 이유다. 사진의 화질에 민감한 전문가급 사진가가 아니라면 굳이 DSLR 카메라를 들고다닐 필요가 없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가을을 맞아 카메라 업체들이 잇따라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아날로그 필름과 비슷한 크기의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콤팩트 카메라까지 나왔다.


○신제품 봇물

국내 미러리스 시장 1위인 소니는 이달 말 미러리스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NEX-6’로 알려진 이 제품은 DSLR 카메라 사용자를 타깃으로 한 제품이다. 미러리스 카메라 제품으로 3·5·7 라인을 선보였던 소니는 ‘5’라인과 ‘7’라인 사이에 ‘6’라인을 추가, 국내 미러리스 시장에서 ‘1위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달 말에는 전통 DSLR 최강자인 캐논도 미러리스 제품 ‘EOS M’ 판매에 들어간다. EOS M에는 캐논의 보급형 DSLR인 ‘EOS 650D’에 적용된 것과 같은 APS-C 타입의 대형 이미지 센서가 탑재됐다. 1800만 화소에 감도는 ISO 12800까지 지원한다.

EOS M에 탑재된 ‘하이브리드 CMOS AF’는 동영상 촬영 시 사용하는 ‘콘트라스트 AF’ 방식과 이미지 센서에 장착된 ‘위상차 AF’의 기능을 적절히 조합해 정밀한 포착이 가능하다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올림푸스한국은 지난 18일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원조 격인 ‘PEN’ 시리즈의 새 제품 2종을 선보였다. 새롭게 내놓은 미러리스 제품은 ‘E-PL3’의 후속작인 ‘PEN Lite E-PL5’와 ‘PEN mini E-PM2’로 올해 5월 출시된 올림푸스 미러리스 카메라의 최상위 기종인 ‘OM-D E-M5’와 동일한 총 화소 1720만(유효화소 1605만)을 갖추고 있다. 최대 ISO 25600을 지원한다. 올림푸스의 역대 ‘PEN 시리즈’ 중 최고의 화질이다. 3인치 크기, 16 대 9 비율의 액정표시장치(LCD)를 장착했으며 액정 터치만으로도 초점을 잡거나 촬영할 수 있다. LCD는 170도 회전이 가능하다.

‘PEN mini’의 두 번째 모델인 ‘E-PM2’는 작은 부피에도 ‘OM-D’와 동일한 이미지 센서와 화상처리 엔진을 탑재했다. 배터리와 메모리 카드 장착 시 무게가 269g이다. 가로 109.8㎜, 세로 64.2㎜, 폭 33.7㎜의 소형 디자인이다. E-PL5는 이달 말, E-PM2는 다음달 출시 예정이다.


○‘똑딱이’의 진화

1300만 화소에 육박하는 스마트폰 카메라에 자리를 뺏긴 ‘똑딱이’ 카메라도 개성을 살려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소니의 ‘RX1’은 2340만 화소라는 ‘고사양 스펙’을 가진 콤팩트 카메라다. 웬만한 미러리스 카메라도 1800만 화소 남짓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월등한 화소수다. 이 제품에는 아날로그필름(35.8×23.9㎜)과 비슷한 크기의 이미지센서(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주는 장치)인 ‘풀프레임 센서’가 탑재돼있다.

이번에 공개한 디지털카메라 ‘RX1’은 482g의 가벼운 무게에도 불구하고 전문가용 풀 프레임 센서와 최대 조리값 F2의 35㎜ 렌즈를 탑재한 ‘괴물 똑딱이’다. 대형 이미지 센서 덕에 카메라의 감도 영역을 ISO 100부터 최대 25600까지 확장시킬 수도 있다. 소니의 최신 이미지 프로세서인 ‘비온즈’를 탑재해 초당 5연사 촬영이 가능하다. 3인치(약 7.5㎝) 크기의 122만 화소 액정표시장치(LCD) 스크린을 갖추고 있다.

올림푸스한국도 하이엔드급 콤팩트 카메라 ‘STYLUS XZ-2’를 선보였다. 콤팩트 카메라로는 드물게 DSLR용 ‘ZUIKO’ 렌즈를 적용했다. 후면 조사방식(back-illuminated) CMOS 센서를 채택해 DSLR 수준의 고화질(유효화수 1200만)을 구현한다.

와이파이를 탑재하는 등 콤팩트 카메라에 다양한 부가 기능을 탑재하는 카메라 업체들도 늘고 있다.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는 지난 17일 와이파이가 탑재된 콤팩트 카메라 ‘파인픽스 F800EXR’을 국내에 출시했다. 1600만 화소의 EXR CMOS 센서, 후지논 광학 20배 줌을 탑재한 이 제품은 무선 와이파이 기능을 이용해 최대 30장까지 사진을 한꺼번에 송신할 수 있다.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 카메라’ 개념을 처음 선보인 삼성전자도 지난 8월 하이엔드급 콤팩트 카메라 ‘EX2F’를 새로 내놨다. 1240만 화소인 이 카메라는 촬영한 이미지를 카메라에서 직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올릴 수 있는 무선 와이파이 기능을 갖췄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보이는 이미지를 스마트 폰으로 직접 보고 원격 촬영할 수 있는 ‘리모트 뷰파인더’ 기능과 저장된 사진을 PC에 자동으로 전송하는 ‘PC 오토 백업’ 기능 등도 있다. 스마트폰 스마트TV 태블릿 PC 등 다양한 기기 간 연결도 가능하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