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가 3분기 바닥을 찍고 완만하게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서 그간 손실이 컸던 중국펀드의 수익률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최악의 상황은 탈피했어도 급격한 회복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같은 중국펀드라도 투자지역별 섹터별로 성과가 크게 엇갈리고 있어 선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21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홍콩H주)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19일 기준)은 12.54%다. 지난 9월 미국의 양적완화에 따른 유동성 확대가 홍콩H지수의 반등을 이끈 덕분에 석 달간 11.13%의 수익률을 올렸다. 반면 중국본토펀드는 0.56%의 수익률에 그쳤다. 최근 석 달 동안은 1.10%의 손실을 봤다. 경기 악화 우려 속에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은 있지만 실체가 없다 보니 글로벌 증시가 반등할 때 A지수는 소외됐다는 분석이다.

설정액이 큰 주요 펀드의 성과를 보면 홍콩H주펀드인 ‘신한BNPP봉쥬르차이나2A’(2조2858억원)는 올해 13.33%,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1A’(1조7131억원)는 14.38%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반면 ‘삼성CHINA2.0본토자1A’(-2.07%), ‘한국투자네비게이터중국본토자H(A)’(-3.98%), ‘KB차이나A주식자C2’(-4.14%) 등 주요 중국본토펀드는 설정액 상위 10개 중 절반 이상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최근 중국정부가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7.4%를 기록했다고 발표하자 “중국 경제가 바닥을 찍었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러나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는 완화됐지만 당장 회복될 수는 없다”며 “본격적인 경기 회복은 내년 1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손실이 커서 묵혀두고 있는 기존 중국펀드 투자자라면 본격적으로 수익률이 회복될 때까지 환매를 늦추고 좀 더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혜경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센터 연구원은 “경기지표가 9월에 저점을 찍고 돌아서는 기미를 보이고 있고, 정권 교체 기대감도 높아 장기적으로 중국시장의 투자 매력은 크다”며 “홍콩H주 보다는 중국 본토, 특히 중국 내수소비 섹터에 초점을 둔 펀드가 유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미/김동욱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