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최대 100만원까지 베팅할 수 있는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수십억대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과 상습도박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중국에 서버를 둔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하면서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총괄운영자 강모씨(37)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국내총책 문모씨(28)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대포통장을 개당 50만∼100만원에 판매한 여모씨(27) 등 13명과 500만원 이상의 상습 도박을 한 강모씨(35) 등 7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강씨 등은 지난해 7월 초부터 지난 5월 말까지 국내외 운동 경기 결과를 적중시킨 참여자에게 배당금을 주는 불법 도박사이트 5개를 운영하면서 도박 참여자들에게 국내외 스포츠 경기 승패와 점수에 5000∼100만원씩 총 60억원대를 베팅하게 해 36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국민체육진흥법상 이런 방식의 스포츠 도박은 ㈜스포츠토토에서만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를 모방한 사설사이트는 모두 불법이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베팅 한도가 10만원인 스포츠토토와 달리 최대 100만원까지 베팅할 수 있도록 베팅한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이용자를 끌어모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적중률에 따라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은 스포츠토토와 같지만 30%의 세액공제가 없는데다 베팅한도가 높아 도박꾼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IP추적이 힘든 중국에 서버를 두는가 하면 사이트 도메인 주소를 수시로 바꾸고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이용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경찰은 이들이 챙긴 부당이득의 규모가 더 클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중국에 서버를 설치하고 관리한 프로그래머를 쫓고 있다고 전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