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낮 12시30분(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 당초 장 마감 후 발표하기로 돼 있던 구글의 3분기 실적이 흘러나왔다. 인쇄업체가 구글 본사의 승인 없이 실수로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서를 제출한 것.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이 장중 공개되자 구글 주식은 9%나 폭락했다. 이에 2시간30분 동안 주식 거래가 정지되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결국 이날 구글 주가는 전일 대비 8% 하락한 주당 695달러에 장을 마쳤다.

실적이 사전에 공개됐다는 사실보다 투자자들을 더 불안하게 한 건 실적의 내용이었다. 구글의 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27억3000만달러)에 비해 20%나 줄어든 21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은 모토로라모빌리티 인수로 45%나 늘어난 141억달러를 기록했지만, 모토로라 매출을 제외하면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2년 전 47%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37%로 줄어들었다.

실적 부진의 원인은 구글의 핵심 수익원인 검색광고의 매출 성장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3분기 검색광고 매출 성장률은 15%로 작년 같은 기간 39%에 비해 24%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는 광고 물량이 줄어서가 아니라 광고 단가가 싸진 탓이다. 광고주가 클릭당 지급하는 평균 광고 단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떨어졌다. 4분기 연속 하락세다.

광고 단가가 낮아진 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구글에 접속하는 사용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모바일 광고비는 아직 데스크톱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광고주들이 모바일 광고 효과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래리 페이지 최고경영자(CEO)는 이에 대해 “광고 분야에서 엄청난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며 “머지않아 모바일 광고가 데스크톱 광고보다 더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 인수한 모토로라모빌리티도 구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모토로라는 시장 전망치(28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1억51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