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한 롯데그룹이 최근 계열사간 합병작업을 가속하고 있다.

1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2009년부터 3년여에 걸쳐 10건의 계열사 합병을 단행한 롯데는 전날 롯데쇼핑과 롯데미도파의 합병 결정에 이어 내년초까지 3~4건의 합병 절차를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롯데가 그간 소문이 끊이지 않던 롯데미도파 합병을 단행한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 등 대내외 여건이 악화한 상황에서 내실을 다지기 위해서는 합병을 더이상 미루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최근 주식시장 상황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롯데는 그간 국내외 대형 인수합병(M&A)을 바탕으로 덩치를 키워왔으나 최근 불안정한 경제상황이 계속되자 하반기부터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하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이미 지난 8월 롯데스퀘어를 합병해 몸집을 불린 롯데쇼핑은 롯데미도파 외에 롯데역사 합병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롯데쇼핑뿐만이 아니다.

롯데삼강을 중심으로 식품계열사를 통합하는 작업도 진행중이다.

롯데삼강은 파스퇴르유업(2011년 11월), 유지제품 제조판매사인 웰가(2012년 1월), 편의점용 식품 제조사인 롯데후데쉬델리카(2012년 10월)를 합병한 데 이어 내년 1월1일 육가공 계열사인 롯데햄도 합병할 예정이다.

롯데제과도 지난해 10월1일 롯데제약을 흡수 합병했고,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0월 롯데주류BG를 합병했다.

외식업체인 롯데리아는 패밀리레스토랑 사업체인 푸드스타(2009년 4월), 크리스피크림 도넛 판매사인 롯데KKD(2010년 7월), 아이스크림 제조업체인 나뚜루(2011년 12월)를 차례로 합병했다.

2009년 1월 롯데대산유화를 합병했던 호남석유화학은 연말까지 케이피케미칼을 합병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경기가 좋을 때는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기업 분할에 적극 나서지만 경기가 침체될 때는 간접비용을 줄이고 자원을 공유하기 위해 계열사를 합병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롯데의 계열사 합병 배경을 설명했다.

롯데는 이런 계열사 합병을 통해 원가·비용 절감과 체질강화를 꾀하는 한편 주요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심사 분석을 강화해 신규사업 진출에 신중을 기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비상경영 체제 선언과 함께 그룹의 사업 전반에 걸쳐 재조정 작업이 진행중"이라며 "불필요한 지출 억제와 자원 공유를 통한 효율성 향상,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가 합병의 주목적"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