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17일 국회의사당 헌정기념관에서 김대중기념사업회 주최로 열린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대한민국의 미래’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두 사람은 3일째 각종 행사에 함께 참석해 축사를 했다.

박 후보는 축사에서 2004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김 전 대통령을 방문했던 당시를 회고하며 “김 전 대통령은 ‘동서화합이 중요하고 여기서 실패하면 다른 것도 성공하지 못한다. 내가 하지 못한 것을 박 대표가 하라. 미안하지만 수고해달라’고 했는데 이제는 제가 그 말에 보답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길은 동서가 화합하고 민주화 세력, 산업화 세력이 화합하고 지역 간 갈등, 반목을 없애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해 “1971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이래 수십년간 이념적인 공격과 온갖 종류의 터무니없는 흑색선전에 고통받아야 했다. 목숨을 위협당하고 투옥과 연금, 납치의 고난을 겪어야 했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체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안 후보는 자신에 대한 네거티브·흑색선전을 거론하며 “지금 제게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굴하지 않겠다. 역사와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날 문재인 후보 대신 참석한 이해찬 민주당 대표에게 악수를 청하지 않았다. 이를 놓고 양측이 신경전을 벌리는 등 분위기가 냉랭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