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담배 속에 암모니아 성분의 첨가물이 들어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보건사회연구원은 17일 '담배소송과 다국적 담배회사 내부 문건 속 국산 담배 성분 분석' 제목의 논문을 공개했다.

이 논문은 미국 금연 연구기관들이 담배회사 내부 문건을 수집·관리하는 '레거시 담배문서 도서관(Legacy Tobacco Documents Library)'을 통해 입수한 미국 3대 담배사 B&W(브라운앤윌리엄스)의 '한국 기술 리뷰(Korea Technical Review, 2000년)' 보고서에 주목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2000년 당시 B&W는 시장분석을 목적으로 88라이트, 에세, 심플, 시나브로, 디스 등 한국산 담배에 대한 성분 검사를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시나브로 킹사이즈 박스, 디스 플러스 킹사이즈 박스를 제외한 모든 제품군에서 암모니아가 0.03~0.11% 검출됐다는 것이다.

암모니아는 담뱃잎에 포함된 니코틴의 순도와 알칼리성을 높여 니코틴의 인체흡수율과 중독성을 키운다고 알려져 있다.

니코틴을 포함한 알카로이드(질소를 포함한 알칼리성 유기물)는 제품군에 상관없이 2.4~2.9% 들어 있었다. 질산염(0.8~1.1%)과 인산염(0.54~0.63%), 염화물(0.93~1.18%)도 한국산 담배의 주요 성분이었다.

이 밖에 여러 형태의 당(sugar)과 코코아 성분도 확인됐다. 설탕, 감초 등 당류와 코코아 역시 담배 흡입 횟수를 늘리고 기관지를 확장시켜 니코틴 흡수를 돕는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 문건은 또 '라이트' '순한 맛' 등 저(低) 니코틴·타르를 강조하는 제품들도 실제로는 일반 담배와 성분 측면에서 별 차이가 없다는 사실, KT&G가 집단 소송에 직면하자 다국적 담배사들에 공문을 보내 도움을 요청한 사실 등을 뒷받침하는 자료도 제시했다.

KT&G는 앞서 담배 관련 소송 과정에서 자사 담배 속에 유해물질이 없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