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ℓ급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대형 냉장고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양문형 냉장고 시장에서 대형 냉장고가 전체 시장의 절반을 넘어설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LG전자는 16일 910ℓ 냉장고 ‘V9100’이 출시 50일 만에 2만대 판매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하루에 400대, 4분마다 한 대씩 팔린 셈이다. LG전자가 올초 출시, 인기를 끌었던 870ℓ 양문형 냉장고와 비교해도 출시 후 50일간 판매량이 40% 이상 많다. 회사 측은 용량이 커지고 수납이 편리해진 점을 인기 요인으로 꼽았다. LG전자 관계자는 “V9100은 상 냉장, 하 냉동 구조에 매직스페이스 홈바를 갖춰 수납이 편리하다”며 “멀티수납코너, 반찬이동선반 등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7월 출시한 900ℓ ‘지펠 T9000’은 지금까지 3만5000대 이상 팔렸다. 2010년 출시한 인기모델 ‘그랑데 스타일시리즈’의 동일 기간 판매량과 비교할 때 3배가 넘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말에 1주일치 장을 보는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많은 양의 식품을 오랫동안 보관하려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 제품의 경우 냉장고 한 대로 김치냉장고까지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아래쪽 두 칸의 냉동실 중 오른쪽 참맛 냉동실은 김치냉장고로 쓸 수 있다. 박종갑 삼성전자 한국총괄 전무는 “결혼 성수기를 맞아 신혼부부 수요가 많다”며 “신혼부부들은 별도의 김치냉장고를 사지 않고 김치를 보관할 수 있어 T9000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