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랴오닝성에 사는 장톈주 씨(31)는 이달 초 국경절 연휴를 맞아 직장 동료들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쇼핑 목적으로 한국을 세 번째 방문한 장씨가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한 곳은 면세점이었다. 롯데면세점 소공동 본점에서 인롄(중국은행연합회)카드로 한국산 화장품과 여성복 등을 1000만원어치 구매했다. 장씨는 “시내 면세점에서 주로 쇼핑한다”며 “통역 서비스가 제공되고 좋아하는 한국 화장품들이 모여 있어 쇼핑하기 편리하다”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국내에서 쓰는 소비지출의 70% 이상이 면세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BC카드가 중국 국경절 기간(10월 1~7일) 국내에서 승인된 인롄카드 사용액을 주요 업종별로 분석한 결과다.

중국인들이 올 국경절에 국내에서 인롄카드로 결제한 총액은 7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97억원)에 비해 87% 늘어났다. 이 중 면세점에서 결제한 금액은 528억원으로 전체의 71.1%에 달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95.6% 증가했고 비중도 3.1%포인트 높아졌다.

백화점에서 지출한 금액은 56억원으로 작년에 비해 115.4% 증가했고 비중도 6.5%에서 7.5%로 높아졌으나 면세점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주요 관광지나 쇼핑가에 있는 토산품 매장의 결제액은 77억원, 화장품 매장은 38억원으로 비중은 각각 10.4%와 5.1%였다. 쇼핑몰 등 집단상가와 대형마트에서 결제한 금액은 각각 8억원과 3억원에 그쳤다. 이 밖에 부동산 매입에 19억원, 병·의원에서 11억원, 특급호텔 숙박비로 2억3000만원이 각각 결제됐다.

인롄카드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결제수단이다. 면세점과 백화점의 중국인 매출 중 인롄카드 결제 비중은 70~80%대다. 인롄카드는 제휴사인 BC카드가 국내 가맹점 관리를 맡고 있으며, 지난 8월 말 현재 국내 인롄카드 가맹점 수는 35만9000곳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18.1% 늘었다.

송태형/박종서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