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의 강세(보다 정확하게는 소형주와 코스닥의 강세)는 지난 7월25일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정책 개입 의지를 표명한 이후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의 윈도드레싱(결산기 수익률 관리) 효과가 일단락되는 9월 말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중소형주의 강세는 지속되고 있다.

중소형주 상대적 강세의 가장 큰 배경은 글로벌 경제 및 주식시장의 불확실성, 이에 따른 대형주의 성장과 주가상승의 불확실성일 것이다. 중소형주에 대해선 다양한 설명이 가능하지만 여기서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는 두 가지만을 언급하고자 한다.

먼저 소형주와 바이오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던 2005년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중소형주의 강세가 추세적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국내 자금의 증시 유입이 필요하다.

2005년은 국내 자금의 증시 유입이 매우 활발한 시기였다. 자금의 흐름을 유도할 수 있는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일 것이다. 삼성전자와 같은 소수 대형주의 독주가 멈추고 중소기업 등 기업들 다수의 성장이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2005년(길게는 2007년까지)과 같은 중소형주의 추세적인 장기 강세는 내년 하반기부터나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함께 중소형주는 가치주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한다. 주식시장의 위험이 빠르게 커질 때 중소형주 주가는 더 빠르게 하락한다. 2008년 8~10월, 지난해 8~9월, 올해 4~5월의 경우가 그랬다. 중소형주의 두드러진 강세는 이 같은 주가 하락 충격 직후에 나타나곤 했다. 7월26일 이후 최근까지의 강세도 그러하다. 만약 선거가 끝나고 내년 1분기께 주가하락 충격이 나타나게 된다면 그 시기는 중소형주 역시 안전한 투자수단이 되지 못할 것이다. 주가급락이 나타날 때 대형주의 하락을 중소형주가 방어할 수 있다는 통상의 인식은 깨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