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포항-울산 싸움에 '속끓는' 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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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이전 갈등에 포스코플랜텍-성진지오텍 합병 연기
▶마켓인사이트10월11일오후4시33분
포스코가 추진 중인 계열사 성진지오텍과 포스코플랜텍의 합병이 본사 이전을 둘러싼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으로 내년으로 연기됐다. ‘지역 이기주의 리스크’가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항-울산 본사 이전 줄다리기
1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포스코플랜텍을 성진지오텍에 흡수합병시키기 위한 이사회 개최 일정을 내년 1월 말로 연기했다. 성진지오텍이 본사를 두고 있는 울산시와 포스코플랜텍이 본사를 둔 포항시 간 본사 이전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어서다.
울산과 포항 지역 정치·경제계는 두 회사의 본사 이전이 인구유출과 세수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포스코를 압박하고 있다. 포스코는 당초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성진지오텍 울산 본사의 포항 이전을 결의할 예정이었으나 울산지역의 거센 반발에 따라 이사회를 지난 10일로 연기했다. 울산시 측은 “포스코가 2010년 성진지오텍을 인수할 때 울산에서 고용 창출과 사업 확장을 약속해놓고 이를 어기면 기업이미지 훼손이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박승호 포항시장과 포항시의회, 포항상의 등 포항지역 정·경제계도 지난 5일 박한용 포스코 사장을 만나 “성진지오텍 본사의 포항 이전을 예정대로 진행하라”고 촉구하는 등 지역 간 대립이 고조되고 있다.
성진지오텍 본사 이전을 놓고 두 지역이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은 합병을 통해 탄생할 연 매출 1조원의 기업을 유치하지 못하면 지방세수 증가,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철강산업 설비 전문기업인 포스코플랜텍과 플랜트 기자재 업체인 성진지오텍은 지난해 각각 5975억원, 632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외풍에 구조조정 차질빚나
포스코는 지역 간 갈등으로 합병계획이 차질을 빚자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당초 추석 전에 두 회사를 합병하려던 것은 그만큼 빨리 시너지효과를 실현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다”며 “결정이 수개월 연기된 데다 내년에도 논란이 사라질 것이라는 보장도 없어 내부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포스코가 외풍에 너무 쉽게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사회 연기에는 해당 지자체와 관련된 정계 인사들의 입김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이기주의 때문에 기업 활동이 좌지우지되는 데 대한 비판도 높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역시 제3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문제로 수개월을 허비했다. 부지를 경상남도 산청으로 결정했지만 기존 공장과 본사가 있는 사천 지역에서 들고일어났기 때문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포스코가 추진 중인 계열사 성진지오텍과 포스코플랜텍의 합병이 본사 이전을 둘러싼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으로 내년으로 연기됐다. ‘지역 이기주의 리스크’가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항-울산 본사 이전 줄다리기
1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포스코플랜텍을 성진지오텍에 흡수합병시키기 위한 이사회 개최 일정을 내년 1월 말로 연기했다. 성진지오텍이 본사를 두고 있는 울산시와 포스코플랜텍이 본사를 둔 포항시 간 본사 이전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어서다.
울산과 포항 지역 정치·경제계는 두 회사의 본사 이전이 인구유출과 세수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포스코를 압박하고 있다. 포스코는 당초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성진지오텍 울산 본사의 포항 이전을 결의할 예정이었으나 울산지역의 거센 반발에 따라 이사회를 지난 10일로 연기했다. 울산시 측은 “포스코가 2010년 성진지오텍을 인수할 때 울산에서 고용 창출과 사업 확장을 약속해놓고 이를 어기면 기업이미지 훼손이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박승호 포항시장과 포항시의회, 포항상의 등 포항지역 정·경제계도 지난 5일 박한용 포스코 사장을 만나 “성진지오텍 본사의 포항 이전을 예정대로 진행하라”고 촉구하는 등 지역 간 대립이 고조되고 있다.
성진지오텍 본사 이전을 놓고 두 지역이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은 합병을 통해 탄생할 연 매출 1조원의 기업을 유치하지 못하면 지방세수 증가,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철강산업 설비 전문기업인 포스코플랜텍과 플랜트 기자재 업체인 성진지오텍은 지난해 각각 5975억원, 632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외풍에 구조조정 차질빚나
포스코는 지역 간 갈등으로 합병계획이 차질을 빚자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당초 추석 전에 두 회사를 합병하려던 것은 그만큼 빨리 시너지효과를 실현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다”며 “결정이 수개월 연기된 데다 내년에도 논란이 사라질 것이라는 보장도 없어 내부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포스코가 외풍에 너무 쉽게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사회 연기에는 해당 지자체와 관련된 정계 인사들의 입김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이기주의 때문에 기업 활동이 좌지우지되는 데 대한 비판도 높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역시 제3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문제로 수개월을 허비했다. 부지를 경상남도 산청으로 결정했지만 기존 공장과 본사가 있는 사천 지역에서 들고일어났기 때문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