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서버를 이용해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1조원대 매출을 올린 기업형 조직이 적발됐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제3국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도박장 개장 등)로 11일 이모씨(30)를 구속했다.

이씨는 일당 수십명과 함께 캄보디아에 사무실을 차린 뒤 제3국 서버를 이용해 불법 카지노게임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2009년부터 올해까지 1조원 상당의 매출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기업형으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온 이들은 ‘대포통장’을 활용해 게임비를 입금받는 수법으로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

경찰은 지난달 말 캄보디아 현지 경찰의 협조를 받아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씨를 붙잡았고, 달아난 일당을 추적하고 있다. 이 사이트를 운영했던 조직원 대부분은 유명 대학 출신의 정보기술(IT) 전문인력으로, 온라인 게임산업 종사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자들은 이 사이트에서 도박을 하기 위해 최소 3만원, 상한 금액 없이 입금했고, 이들 중에는 10억원 이상을 날린 사람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한편 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도 해외에 서버를 두고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도박장 개장 등)로 곽모씨(46)를 구속하고 일당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곽씨는 10여년 전 온라인게임을 하면서 알게 된 전국 각지의 사람들을 끌어들여 24시간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최근 2년6개월 동안 17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일본에 서버를 설치하고 한국과 필리핀 등에 사무실을 마련해 사이트를 운영한 곽씨 등은 그동안 3150명의 정회원을 거느리고 250억원대의 도박을 알선했다.

이들은 회원이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돈을 걸 수 있도록 모바일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들의 사이트에서 상습적으로 도박을 하다 함께 입건된 현모씨(28)는 누적배팅 금액이 1억3000만원에 달했으며 5400만원을 잃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