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은 지난 1년반 동안 태양광 사업 정착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린 에너지는 미래의 산업혁명을 이끌 주역으로 태양광 사업을 통해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장기적인 비전을 변함없이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태양광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김 회장은 “태양광 투자는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적을지라도 훗날 더 큰 과실을 취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2020년까지 태양광을 비롯한 핵심 사업부문에서 세계 일등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는 올해도 태양광을 차세대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수직계열화를 마무리하고 지난 8월 유럽 최대 태양전지·모듈업체인 독일 큐셀 인수에 성공하며 세계 3위 태양광 기업로 도약했다.

○독일 큐셀 인수 성공

한화는 한화케미칼 자회사인 한화솔라독일을 통해 현금 555억원과 부채 3000억원을 떠안는 조건으로 △큐셀 독일 본사의 R&D센터와 셀(200㎿) 및 모듈(120㎿) 생산공장 △말레이시아의 셀(800㎿) 생산공장 △미국, 호주, 일본의 영업 법인 등을 인수했다. 인수하는 셀 생산 규모만 연 1GW에 이른다. 이로써 기존 한화솔라원의 1.3GW 셀 생산 규모와 함께 연간 2.3GW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1999년 설립된 큐셀은 태양광 셀·모듈 제조에서 시스템 설치로 영역을 확장하며 2008년 셀 생산능력 1위에 올랐던 세계적 태양광 업체다. 한화 측은 “큐셀 인수로 규모의 경제와 함께 유럽 호주 미국 등 11개 지역에 이르는 글로벌 영업 거점을 확보했다”며 “250여명의 큐셀 연구·개발(R&D) 인력을 기반으로 기술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직계열화로 경쟁력 확보

한화는 지난해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태양전지(셀)-모듈-태양광 발전 등 태양광 사업 전 분야의 수직계열화를 마무리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4월 연간 1만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여수 국가산업단지에 건설하고 폴리실리콘 사업에 진출했다. 2013년 하반기에 본격 가동을 시작, 2014년부터 연간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한화는 2010년 8월 나스닥 상장사인 태양광업체 솔라펀파워홀딩스를 4300억원에 인수하고 회사 이름을 한화솔라원으로 변경하면서 태양광 사업을 본격화했다. 한화솔라원은 현재 800㎿ 규모의 잉곳과 웨이퍼를 생산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럭스리서치에 따르면 한화솔라원은 지난해 세계 모듈 생산량 7위를 기록했다. 상위 10위 업체 가운데 한국 회사로는 한화솔라원이 유일하다.

○글로벌 태양광 사업 지속 확대

미국 태양광발전 시장 개척을 위해 한화는 2010년 8월 발전사업 회사인 ‘한화 솔라에너지 아메리카’를 설립했다. 지난해 9월 한화 미주법인인 한화인터내셔널은 일반 주택의 지붕에 설치하는 루프형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데 필요한 리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미국 원루프에너지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한화솔라원은 지난 5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도쿠시마현에 건설하는 태양광 발전소에 5.6㎿의 태양광 모듈을 공급한 데 이어 지난 8월 일본 5대 종합상사인 마루베니사가 일본 전역에 건설하는 태양광발전소에 향후 4년간 500㎿ 규모의 모듈을 공급하기로 했다. 한화 유럽법인은 지난 5월 포르투갈 리스본 지역에 17.6㎿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