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 ‘경제민주화’ 정치적으로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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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 미 프린스턴 대학 교수는 10일 숭실대학교에서 열린 ‘경제민주화, 과연 어떻게 가능한가?’ 주제의 강연에서 ‘경제민주화’를 이루기 위해선 정치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며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경제가 발전하면 불평등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며 경제적 불평등을 항공기 탑승에 빗대어 설명했다. 그는 “비행기를 탈 때 ‘1등석’과 그렇지 않은 좌석을 탑승할 경우에 기내에 들어가는 방법부터 완전히 다른 것처럼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도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경제적 불평등으로 빚어진 소득의 양극화 현상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나타난다" 면서 “1980년 이전 미국에서 CEO가 받은 연봉은 전체 근로자 평균 연봉의 40배 정도에 머물렀는데 지금은 400배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경제민주화가 지향하는 사회는 형평성이 높아지는 사회라고 강조한 그는 경제민주화를 ‘재벌 해체’와 동일시하는 것은 경계했다. 그는 “재벌을 적으로 규정하는 논리에 대해선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며 "중요한 것은 재벌의 힘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시장의 힘을 인정해야 하지만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고 단언한 그는 "소득 수준 차이는 시장의 힘이 아닌 정치 프로세스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로 정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정치적 접근이 ‘경제민주화’를 이루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자유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싸워야 하는 것처럼 경제적으로 싸우지 않고 방어하지 않으면 잃게 될 것"이라며 경제민주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당부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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