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車부품이 효자"…외국기업 투자도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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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덕에 주문 급증"…올 수출 20억弗 넘을 듯
금융권 지원 확대·인력난 해결 등 과제로 남아
금융권 지원 확대·인력난 해결 등 과제로 남아
“제조업이 국내외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제의 주력 품목인 자동차 부품업계는 밀려드는 물량에 허리 한번 제대로 펼 시간이 없습니다.”
10일 대구 성서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업체 영진의 서승구 대표는 최근 지역 자동차 부품업계의 동향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 회사는 자동차 부품을 결속 또는 완충시켜 주는 브래킷류와 커버류, 히터 프로텍트 등 400여가지의 부품을 만들고 있다.
서 대표는 “물량 증가로 매일 연장근로와 토요일 특근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생산로봇 도입과 공정 자동화 등을 통한 원가절감 및 품질향상 노력으로 지난해 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내년엔 1000억원이 목표다. 하지만 환율하락과 재료비 상승 등 외부 위험요인에 취약한 것이 이 회사가 고민하는 대목이다.
이 회사처럼 대구를 포함한 경산 영천 등 대구·경북지역 자동차 부품산업이 세계 경제침체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를 키우는 주력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경제를 이끄는 주력산업이 섬유에서 자동차 부품으로 바뀐 것이다. 1174개(대구 627개, 경북 547개)의 부품업체가 지난해 전체 21조544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고용인원도 5만8992명에 이른다.
기업들의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대구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외국기업과 합자투자한 20개 기업의 투자규모가 2009년 2043억원, 2010년 3709억원, 지난해 4997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경산 진량산업단지에서 차량용 램프를 생산는 신영에이텍에서는 퇴근을 훨씬 넘긴 오후 9시께도 램프류를 조립하는 기계음이 울려퍼졌다.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지난 추석연휴도 반납했다. 이 회사 박시현 사장은 “다들 글로벌 경기침체로 어렵다고 하는데 대구지역 자동차 부품업계는 불황을 모르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의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2000년까지 섬유와 안경 등에 이어 5위에 머물렀으나 2010년 1위였던 섬유를 제치고 수출품목 1위에 올라섰다. 경북 역시 수출액 상위 10위에도 들지 못했던 자동차 부품이 2010년 7위로 뛰었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부에 따르면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2008년 11억6060만달러에서 2010년 17억4500만달러로, 2011년에는 19억1400만달러로 증가했다. 올해 수출예상액은 20억달러를 넘길 전망이다.
허경국 대구경북자동차부품진흥재단 실장은 “대구·경북지역엔 자동차 부품을 이루는 세부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많다”며 “이들 모두가 자동차 부품산업을 이루는 근간”이라고 말했다.
대구·경북지역에 외국인 기업들의 투자도 늘고 있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10월 현재 3개 외국인 기업에서 1억1800만달러의 투자를 약속했다.
지난 9월 평화홀딩스와 일본 NOK는 투자 협약을 맺고 영천첨단산업지구 4만8219m²용지에 6100만달러를 공동 투자해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달 착공해 2014년 3월 완공한다.
지난 7월엔 일본 자동차 부품회사인 다이셀이 기공식을 가졌다. 다이셀은 3600만달러를 투자해 자동차 에어백용 가스발생장치를 2014년부터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 5월엔 자동차시트 프레임을 생산하는 프랑스 포레시아사가 21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하지만 자동차 부품업계는 호황 속에서도 고민이 많다. 금융권의 대출금 만기연장 거부와 담보비율 상향조정 등 금융권의 소극적인 지원과 인력난, 완성차업체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이 해결과제로 꼽히고 있다.
박민규 대구경북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 지역 부품업계가 혁신적인 기술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 국내 자동차산업 발전의 촉매제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