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하는 금융사] '글로벌 스타일'…금융, 점프가 시작됐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가산금리 내리고 中企·서민 지원 확대
비오기 전에 우산 챙겨준다!
은행 해외점포 130개 70조 굴리며 '쑥쑥'
증권사도 영토 확장…이젠 글로벌 경쟁이다!
비오기 전에 우산 챙겨준다!
은행 해외점포 130개 70조 굴리며 '쑥쑥'
증권사도 영토 확장…이젠 글로벌 경쟁이다!
‘위기를 기회로.’
은행과 증권회사를 비롯한 금융회사들이 ‘신뢰 회복’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그동안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의혹, 대출서류 조작 사건, 학력 차별 논란 등이 겹치며 금융권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데 따른 것이다. 은행들은 합리적인 가산금리 부과와 중소기업·서민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나섰다. 증권, 보험, 카드사들도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짜는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어려운 시기에 묵묵히 책임을 다하면 금융권에 대한 신뢰도 자연스레 회복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 6대 금융그룹 중기·서민 지원 확대
지난 8월 김석동 금융위원장 요청으로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 신동규 농협금융 회장, 민병덕 국민은행장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동안 손상된 금융권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보자는 취지에서다. 이 자리에서 금융지주 회장들은 중소기업·서민 금융지원 방안 등을 한 달 내에 마련, 발표하기로 했다. 한 달 후인 지난달 22일 금융권은 ‘답’을 내놨다.
신한금융은 ‘소비자보호지수’를 영업점 핵심 성과지표(KPI)에 반영하기로 했다. 방카슈랑스 등 투자상품을 판매한 뒤에는 무조건 콜센터에서 고객에게 전화해 불완전 판매 여부를 확인하는 전수 조사 시스템도 도입할 방침이다.
KB금융은 일자리 연결 프로젝트인 ‘KB굿잡’ 참가자와 예비 창업자에게 연 5.0% 금리로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KB청년드림대출’, 창업교육 후원 등 다양한 활동을 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주택을 담보로 빚을 낸 대출자가 빚을 못 갚기 시작할 때 신탁 후 재임대 형식으로 집을 바로 경매에 넘기지 않고 3~5년 정도의 유예기간을 주는 하우스푸어 구제책을 주요 지원 방안으로 내놨다. 하나금융은 연말까지 전 외환은행 점포에서 수출입 업무를 취급해 중소기업의 애로사항 해결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 농협금융은 프리워크아웃(사전채무조정) 제도를 개인대출에만 적용하는 다른 은행과 달리 자영업자에게도 적용할 계획이다.
# 해외 진출·사업구조 혁신으로 환골탈태
금융권 신뢰 회복과 함께 국내외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은행을 비롯해 증권, 보험, 카드사들은 해외 진출과 사업구조 변경을 핵심 전략으로 택했다.
국내 은행들의 해외 진출은 어느 해보다 적극적이다. 11개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는 130개 이상으로 늘었다. 총자산은 약 70조원을 넘어섰다.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이머징마켓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포화 상태에 직면한 국내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산업은행은 우즈베키스탄과 몽골 등을 중심으로 금융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경제 상황이 아시아 은행들에 위기이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회사들도 미래 성장동력을 해외에서 찾고 있다. 대우증권은 아시아 중심의 이머징마켓에선 전통적인 기업금융 등의 사업을 확대하고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는 사모투자(PE) 등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현대증권은 해외 투자를 원하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투자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미국 주식 및 해외 선물 거래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신규 서비스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대신증권도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파트너들과 사업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기 위한 생존전략을 짜고 있다. 변액보험 수익성 논란 등 신뢰 하락에다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보험상품 판매가 크게 줄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보험회사들은 해외 채권이나 부동산 펀드, 사모펀드 등에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시장은 상당 부분 포화 상태라고 보고 신흥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주요 보험사들은 보험상품 ‘완전 판매’를 위해 설계사 재교육을 강화하는 등 사회적 책임 강화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