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의 진가는 자본시장의 ‘위기 상황’에서 다시 한번 확인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악화에도 불구, 지난 4~6월 23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개인고객 거래 감소로 수탁수수료가 33%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소매채권 부문에서 월 평균 4800억원의 신규 판매를 기록하기도 했다. 자산관리 부문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증권은 한발 빠른 대응으로 위기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처해오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지난 2월 홍콩법인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의 중심을 수익성 높은 한국물 브로커리지로 재편했다. 해외사업 부문은 올 1분기 순영업수익 60억원을 기록,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회복됐다. 비용절감과 경영효율화를 전사적으로 추진, 위기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시켰다.

은퇴자산관리 부문에선 상반기 개인퇴직연금계좌(IRP) 시장 점유율 1위, 부부은퇴학교 성공적 정착 등의 성과를 거뒀다. 지난 6월 은퇴자 전용 상품으로 리뉴얼한 ‘삼성POP골든에그 5/7/9’시리즈는 출시 2개월 만에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으며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올 들어 은퇴자산관리시장 선점을 중요 경영목표로 설정하고 사력을 집중한 결과다.


투자은행(IB) 부문은 기업공개(IPO), 채권발행시장 침체에도 불구, 산은지주 IPO 등 빅딜 수임과 대우건설 해외자산 매각, 삼성카드 보유지분 매각 등을 통해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삼성증권은 앞으로도 금융소득 관련 세제 변화와 저금리 기조, 고령화 등 환경 변화에 맞는 절세 및 안정형 상품 공급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30년만기 국채 등 절세형 채권 상품의 라인업을 강화하고 유전펀드 등 금리형 세제혜택 상품 공급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또 IRP 상품의 경쟁력을 높여 대표상품으로 육성하는 한편 절세형 연금 및 장기적립신탁 등 은퇴상품을 혁신한다는 전략이다.

IB 부문에선 연내 예정된 유전펀드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등 주요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유럽 인수·합병(M&A) 시장 최강자인 로스차일드와 손잡고 다양한 M&A딜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하는 홀세일(Wholesale) 부문에선 상장지수펀드(ETF), DMA(direct market access) 등 성장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상품 경쟁력 제고로 외형을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오는 19일 창립 30주년을 맞는 삼성증권은 과거 국내외 위기상황을 기회로 전환시킨 저력을 바탕으로 내년에도 영업 전 부문에서 국내 1위를 달성한다는 각오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