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아찌아族 "한글, 공식문자 채택한 적 없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정부, 인도네시아서 공식 승인했다더니…
재정난에 세종학당은 철수…한글 교육 위기
재정난에 세종학당은 철수…한글 교육 위기
세계 최초로 한글을 공식 표기문자로 채택한 것으로 알려진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에 대한 한글 보급이 큰 위기를 맞았다. 특히 찌아찌아족은 한글을 공식 문자로 채택한 적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정부는 각종 자료를 통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찌아찌아족의 한글 사용을 공식 승인했다고 발표해왔다.
8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소수민족 언어를 포함한 자국 언어를 로마자 이외의 다른 문자로 표기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민은 인도네시아어를 공식 언어로 사용하고, 로마자 외에 다른 문자를 채택하는 것은 실정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문자 보급 차원이 아니라 한국어 교육 차원에서 찌아찌아족의 한글 교육을 간접 지원하는 방식을 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부톤섬 바우바우시가 처음 한글을 도입할 당시 ‘공식 도입’인 것처럼 알려졌지만 (한글 도입을 주도한) 아미룰 타밈 시장이 이후 한국을 방문해 ‘중앙정부에 한글 공식 채택을 요청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은 없다. 인도네시아의 공식 언어는 따로 있어 공식 허가를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게다가 시 차원에서 한글 도입을 주도한 타밈 시장의 임기가 오는 12월에 끝나게 돼 있어 한글 교육 자체가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강대 동아연구소 송승원 교수는 “한글 사용은 타밈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지역발전 패키지의 일환으로 기획됐기 때문에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왔지만 그의 임기가 끝난 후에도 한글 열기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편 바우바우시에서 운영되던 한국어 교육기관 ‘세종학당’은 지난 8월31일 모두 철수했다. 세종학당은 문화부와 한국어세계화재단이 세계 각지에 설립하는 한국어 교육기관이다. 바우바우시 학당은 경북대와 인도네시아 무함마디아 부톤대의 협력으로 지난 1월 말 개원했다. 그러나 세종학당 운영 과정에서 경북대가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바우바우시 측과 오해를 빚다가 7개월 만에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세종학당에 강사로 파견됐던 한국인 교사 정덕영 씨(51·가운데)도 귀국해 현지에는 한국어를 가르칠 교사도 없다. 경북대 관계자는 “정부 지원이 없이 7개월 동안 학교돈 7000만원을 썼는데 더 이상 부담은 어려워 철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찌아찌아족은 독자적 언어를 갖고 있지만 문자가 없어 고유어를 잃을 처지에 놓였는데 2009년 훈민정음학회의 건의로 한글을 표기 문자로 도입하고 학회가 만든 교과서를 써왔다. 이후 서울시가 바우바우시와 문화예술 교류·협력을 위한 의향서를 체결하고 문화부가 세종학당을 세웠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8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소수민족 언어를 포함한 자국 언어를 로마자 이외의 다른 문자로 표기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민은 인도네시아어를 공식 언어로 사용하고, 로마자 외에 다른 문자를 채택하는 것은 실정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문자 보급 차원이 아니라 한국어 교육 차원에서 찌아찌아족의 한글 교육을 간접 지원하는 방식을 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부톤섬 바우바우시가 처음 한글을 도입할 당시 ‘공식 도입’인 것처럼 알려졌지만 (한글 도입을 주도한) 아미룰 타밈 시장이 이후 한국을 방문해 ‘중앙정부에 한글 공식 채택을 요청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은 없다. 인도네시아의 공식 언어는 따로 있어 공식 허가를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게다가 시 차원에서 한글 도입을 주도한 타밈 시장의 임기가 오는 12월에 끝나게 돼 있어 한글 교육 자체가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강대 동아연구소 송승원 교수는 “한글 사용은 타밈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지역발전 패키지의 일환으로 기획됐기 때문에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왔지만 그의 임기가 끝난 후에도 한글 열기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편 바우바우시에서 운영되던 한국어 교육기관 ‘세종학당’은 지난 8월31일 모두 철수했다. 세종학당은 문화부와 한국어세계화재단이 세계 각지에 설립하는 한국어 교육기관이다. 바우바우시 학당은 경북대와 인도네시아 무함마디아 부톤대의 협력으로 지난 1월 말 개원했다. 그러나 세종학당 운영 과정에서 경북대가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바우바우시 측과 오해를 빚다가 7개월 만에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세종학당에 강사로 파견됐던 한국인 교사 정덕영 씨(51·가운데)도 귀국해 현지에는 한국어를 가르칠 교사도 없다. 경북대 관계자는 “정부 지원이 없이 7개월 동안 학교돈 7000만원을 썼는데 더 이상 부담은 어려워 철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찌아찌아족은 독자적 언어를 갖고 있지만 문자가 없어 고유어를 잃을 처지에 놓였는데 2009년 훈민정음학회의 건의로 한글을 표기 문자로 도입하고 학회가 만든 교과서를 써왔다. 이후 서울시가 바우바우시와 문화예술 교류·협력을 위한 의향서를 체결하고 문화부가 세종학당을 세웠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