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파생금융상품인 키코(KIKO)로 인해 피해를 입은 기업들이 모여 금융당국에 재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키코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키코 사태에 대해 전면 실태조사를 실시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정부가 주도하고 은행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공대위가 합동으로 참여한 가운데 키코 판매 실태 및 피해기업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것.

이들은 실태조사가 완료되면 그 결과를 토대로 은행과 기업 간 합의 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상을 개시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를 은행들이 거부할 경우에는 국회에서 특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2008년 키코 사태가 터진 후 은행들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기업을 투기꾼으로 몰고 있다”며 “키코 피해기업들은 여전히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고 토로했다. 이들에 따르면 2008년 이후 키코 관련 소송을 추진한 업체는 242개. 그중 20개가 부도·파산했으며 18개가 법정관리 혹은 경영권을 박탈당했다. 소송을 포기한 곳도 71개에 달해 현재 소송을 진행하는 회사는 133개로 대폭 줄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