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18개 공기업 중 LH(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전력 등 12개 공기업의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 재정 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공기업 부실화 가능성 점검’ 보고서에서 “최근 수년간 공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 비정부 공공부문의 부채 규모는 508조원으로 정부(지방 포함) 부채 총액인 421조원을 웃돌았다. 이 중 중장기 분석이 가능한 18개 공기업 부채는 313조원으로 전체 공기업 부채의 87%에 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18개 공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지난해 208%로 2003년(99%)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특히 부채비율 100% 미만 기업 수는 2004년 11개에서 지난해 7개로 감소했다. 반면 부채비율 150% 이상 200% 미만의 잠재적 위험군은 2004년 하나도 없었으나 지난해 4개로 늘어났다.

차입금이 증가하면서 공기업의 이자비용 부담은 큰 폭으로 불어났다. 2004년 18개 공기업의 이자 부담은 연간 2조원에 그쳤으나 지난해 5조원으로 증가했다. 기업의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이자보상배율은 이 기간 3.6배에서 1.0배로 하락했다. 영업이익 증가에 비해 이자비용 부담이 큰 폭으로 늘어난 탓이다.

수익성도 크게 나빠졌다. 이들 18개 공기업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04년 5.2%였으나 지난해 -1.0%로 급락했다. 백흥기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일반적인 경영 여건 아래에서는 부채비율이 증가하면 ROE도 같이 높아져야 하지만 공기업은 반대로 ROE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