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상장 제약업체 유한양행이 신제품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주가는 지난 4월 저점을 찍고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1년 신고가를 경신했다. 우량 자회사인 유한킴벌리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유한양행은 비타민제 ‘삐콤씨’, 진통소염제 ‘안티푸라민’,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 등 일반인에게 많이 알려진 약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표백제인 ‘유한락스’ 등을 만드는 생활용품 사업도 병행한다.

올 상반기 매출 3678억원, 영업이익 130억원, 순이익 295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실적도 견조할 것으로 증권업계에선 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유한양행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4% 증가한 1949억원, 영업이익은 110% 급증한 105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에는 타법인 지분 매각으로 발생한 일회성 수익 100억원이 기타영업수익으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하반기보다 내년 실적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신규로 전문의약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하반기에는 마케팅비 부담이 있지만 내년에 신제품 효과가 본격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김미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신제품의 실적 기여도가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률이 올해 5%에서 1~2%포인트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신제품에선 올해 700억원, 내년 19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해외사업 부문에서도 신규 원료의약품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약가 인하와 포괄수가제 시행 등 제약산업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우량 자회사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은 유한킴벌리(지분 30%) 유한화학(100%) 유한메디카(100%) 유한크로락스(50%) 한국얀센(30%)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 연구원은 “유한킴벌리는 기저귀 내수판매와 중국 수출이 급증하면서 실적이 호조를 띠고 있다”며 “주요 원재료인 펄프 가격이 다시 안정되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한킴벌리는 내년 매출이 올해보다 7.2% 성장한 1조5489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한양행은 현금 등 자산이 풍부한 것도 장점이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2101억원을 포함, 자산이 1조3102억원에 달했다. 부채는 2233억원에 불과하다.

주가는 실적 성장성과 재무 안정성을 바탕으로 1년 신고가를 새로 쓰고 있다. 지난 4월 10만50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이달 4일 장중 16만2500원까지 올랐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유한양행 주식을 꾸준히 매입한 영향이 컸다. 기관들은 지난 6개월 동안 유한양행 101만주를 순매수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