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제자리걸음이다. 지난달 미국 중앙은행(Fed)이 3차 양적완화(QE3)를 발표하자 지수는 1950에서 2000까지 단숨에 올랐다. 하지만 주식형 펀드 환매와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 불확실성 등이 겹치며 추가 상승이 가로막혔다. QE3 등 정책적 안전장치가 지수의 밑단은 지켜주겠지만 강한 동력이 없어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종목 간 차별화는 지속되고 있다. 박스권 시장에서는 기관이 많이 사들이는 중소형주에 집중하다가 코스피지수가 상승 쪽으로 방향을 잡는 시점에 맞춰 외국인 매수 종목을 추종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중소형주 종목 장세의 중심에는 엔터테인먼트, 게임, 중국 소비 관련 종목들이 있다. 한국경제TV ‘국민주식고충처리반’(토요일 오전 7~9시)과 ‘여의도 증시 포장마차’(월요일 밤 12시)에서도 여러 차례 이들 테마와 관련된 종목들을 소개했다. 증시 포장마차에서 지난 6월18일 소개한 와이지엔터는 방송 이후 120% 올랐다. 8월6일 방송에 나온 제닉은 50% 가까이 상승했다.

투자자들의 고민은 이미 많이 오른 이들 종목을 지금이라도 사야 하는지다. 이제는 이들 업종에서 후발 주자를 찾아야 할 시점이다.

모바일게임주인 컴투스와 게임빌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지금 매수하기엔 가격 수준이 부담스럽다. 후발주자라 할 수 있는 위메이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메이드는 최근 모바일 게임 ‘캔디팡’의 인기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실적 이외의 요인으로 최근 주가가 많이 하락한 엔씨소프트는 신규 매수를 고려할 만한 구간에 왔다. 신작 게임 효과가 지난 3분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중국 소비 관련주 중에선 베이직하우스가 상대적으로 덜 올라 관심을 가질 만하다. 베이직하우스는 지난 3월 이후 주가가 급락했다. 한때 2만7000원대였던 주가가 1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중국에서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장, 비용 부담이 커진 탓이다. 지난해 매장을 늘려 놓은 것이 하반기부터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베이직하우스의 실적은 지난 2분기 바닥을 치고 3분기부터 회복되는 추세다.

대형주 중에서도 주가 상승을 기대할 만한 종목이 적지 않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8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또 한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신제품 갤럭시노트2가 애플 아이폰5와의 대결에서 어떤 성과를 낼 것인지가 변수이긴 하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전 세계 정보기술(IT) 기업 중 가장 강한 제조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QE3 등 통화정책의 효과가 소비 등 실물경기 회복으로 나타나면 삼성전자 실적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삼성SDI는 갤럭시노트2 출시와 함께 배터리 부문 매출이 늘었다. 실적 개선 기대감이 부각되는 종목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적자를 냈을 가능성이 있지만 4분기에는 다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낸드플래시 가격이 최근 반등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기적 관점에서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 LG화학 역시 지난 2분기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냈지만 3분기에는 소폭 회복한 것으로 추정된다.

자원개발주도 주목할 만하다. LG상사와 대우인터내셔널이 대표적이다. LG상사는 내년 신규 유전 2곳에서 상업생산을 시작한다. 대우인터내셔널도 내년 5월부터 미얀마가스전에서 상업생산을 시작해 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주회사인 LG도 관심 종목이다. LG전자 등 주력 자회사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LG의 투자 매력도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주식 투자에서 수익을 얻기 위한 기본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정체된 듯 보이는 시장에도 기회는 있다. 투자자들은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을 찾는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