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8만 명 인파…2008년 촛불집회 이후 최대

4일 밤 대한민국 서울 도심이 '국제 가수' 싸이(35·박재상)를 연호하는 함성으로 가득 했다.

싸이가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며 서울광장에서 연 서울시와 함께하는 싸이 글로벌 석권 기념 콘서트에는 8만여 명의 인파가 몰려 싸이의 노래를 따라부르고 춤추며 환호했다.

시민 중 일부는 발 디딜 틈 없는 인파에 밀려 지하철역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인파가 몰리면서 공연 중 호흡곤란을 느낀 50대 여성 등 6명이 실신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으나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밤 10시 공연이 시작할 쯤에는 인근 대한문 앞까지 인파가 빼곡히 들어차 6만 명을 넘어섰다. 공연 중반 숭례문 근처까지 사람이 모여 전체 인원이 8만 명(경찰추산)을 넘어섰다. 2008년 촛불집회 이후 서울광장에 모인 최대 인원이다.

이날 공연에는 젊은층뿐 아니라 최근 싸이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는 중장년층 관객이 많아 모여 싸이가 세대를 아우르는 전국민적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밤 11시5분께 글로벌 히트곡인 '강남스타일'이 울려퍼지자 서울광장에 모인 관중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말춤을 추는 장관을 연출했다. 서울광장의 뜨거운 열기는 밤 11시50분께 싸이가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면 지키겠다던 '웃통 벗기'를 감행하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싸이는 공연이 끝난 자정께 바로 서울광장을 빠져나갔으나 관객들은 광장에 남아 '강남스타일'에 맞춰 춤을 추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날 싸이의 공연이 생중계된 서울시의 유튜브 채널 '라이브서울'도 동시 시청자가 8만 명을 훌쩍 넘으며 성황을 이뤘다. 순간적으로 동시 접속자가 몰려 '끊김 현상'이 발생하는 등 온라인에서도 싸이의 존재감은 확실했다.

'enumes***'는 "처음엔 3만, 5만, 이젠 7만. 싸이 한 사람을 보기 위해 시청앞 광장은 2002 월드컵 때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yoon***'는 "공연 영상 보고 싶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보니 진짜 외국가수 내한공연 보는 것 같다. 대단하다"고 반응을 남겼다.

이외에도 트위터 등 SNS 공간에서는 싸이 콘서트를 TV 중계 등으로 지켜보는 사람들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경찰은 4개 대대 800여명의 경력을 배치해 서울광장 주변도로를 완전 통제했고 공연이 끝난 직후인 자정께 광화문부터 교통 통행을 재개했다. 서울시는 공연을 관람하고 돌아가는 시민을 위해 지하철 막차시간을 종착역 기준 오전 1시에서 오전 2시로 1시간 연장했다. 공연 종료와 함께 환경미화원을 배치해 신속히 주변 청소를 시행하면서 공연 후유증을 최소화 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