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경기방어주 중 손해보험株에 관심"
“코스피지수는 이달 중순부터 조정을 받기 시작해 연말에는 1900선 안팎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식 투자 비중 확대를 고민하는 투자자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은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증시에 대해 이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조 센터장은 올해 초 코스피지수가 1, 3분기에 두 번의 고점을 찍는 ‘N자형’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까지는 그의 전망이 적중했다. 조 센터장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갇혀 있을 것”이라며 “이런 장세에서는 손해보험주 같은 경기방어주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미국의 3차 양적완화 정책 효과가 생각보다 약한 것 같다.

“원래 약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1, 2차 양적완화 정책은 직접 돈을 푸는 것이었다. 그래서 달러가 약세로 갔고, 신흥국 주식이 강세였다. 3차는 직접 돈을 푸는 게 아니라 주택담보증권(MBS)을 매입하는 것이다. 규모도 불확실하다. 1, 2차 때는 미국 경기가 제일 안 좋아 달러 약세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그나마 미국 경기가 제일 견조하다. 그래서 달러 약세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신흥국 주식 같은 위험자산으로 흘러들어오는 자금 규모도 크지 않다.

▷3분기 어닝시즌은 어떻게 보나.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을 발표했을 때 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가 제일 중요하다.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세가 유지될 것이란 기대가 형성되면 주식시장도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이다. 정유·화학주는 3분기 실적이 좋게 나올 것이다. 그러나 실적이 추세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기대는 아직 부족한 것 같다. ”

▷중소형주 강세가 언제까지 갈까.

“최근 중소형주 강세는 연기금의 위탁자금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에 베팅한 영향이 컸다. 연기금의 운용사에 대한 평가가 9월 말 수익률을 기준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운용사들의 수익률 게임은 일단락됐다. 앞으로는 중소형주가 좀 흔들릴 수 있다.”

▷연말까지 시장 흐름을 어떻게 보나.

“이달 중순까지는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다. 당분간 미국의 경제지표가 잘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달 18일께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 발표를 기점으로 조정을 받을 것 같다. 독일의 3분기 경제성장률도 마이너스권에 진입할 수 있다. 미국의 ‘재정벼랑’ 이슈 역시 조정의 빌미가 될 가능성이 있다. 연말에 1900선까지 조정받을 수 있다.”

▷어떤 업종과 종목에 투자해야 하나.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 경기방어주가 좋다. 그런데 음식료주 등 경기방어주가 요즘 다 비싸다. 현대해상을 중심으로 한 손해보험주가 그나마 나아 보인다. 4분기 실적 모멘텀이 좋다.”

▷가계부채가 증시 불안 요인이라는데.

“금융위기 이후 한국만 가계부채가 늘고 있다.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인 건 사실이다. 그러나 당장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 같진 않다.”

▷내년 증시는 어떻게 전망하나.

“내년 주식시장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 같다. 유럽 문제는 상반기 중에 일단락되고 중국 경제도 하반기부터 본격 반등할 것이다.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가 다시 재개되고 아시아 통화의 동반 강세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조선·항공·해운주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