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지나고 김장철이 다가오는 가운데 배추와 무 도매가격이 1주일 새 10~20% 넘게 올라 ‘김장 물가’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4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배추 상품(上品) 10㎏의 평균 경락가는 1만2602원으로 한 주 전(1만297원)보다 22% 올랐다. 작년 이맘때 시세가 5000원 안팎에서 유지된 점을 감안하면 2배 이상 비싼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무 가격도 이날 상품 20㎏ 기준으로 1만9629원을 기록, 1주일 전(1만7680원)보다 11% 뛰었다. 한 달 전 1만원대 초반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여서 조만간 2만원대를 넘어설 기세다.

이는 고랭지배추와 무가 올여름 폭염과 가을 태풍 피해를 입으면서 작황이 부진했던 데다 추석을 앞두고 일부 산지에서 조기 출하한 물량이 많아 시장에 공급된 양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 초 배추와 무의 출하량이 작년보다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가락시장에서 건고추 시세는 600g당 1만2500원 선에 형성돼 있다. 고추값이 폭등했던 작년(1만8000원대)보다는 싸지만 예년(6000~7000원대)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대파 가격도 ㎏당 2766원으로 1년 전(1188원)보다 2.5배 뛰었고, 양파(㎏당 1141원)는 20%가량 비싸졌다.

식품업계에선 올 김장철에 직접 담가 먹는 것보다 포장김치를 사 먹는 게 오히려 ‘싸게 먹힐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