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2위 다음, 모바일에선 '낑낑'
"개방적인 모바일 서비스에서 폐쇄형 추구했다" 지적

다음이 모바일 서비스에서 고전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모바일 메신저, 커뮤니티 서비스 등의 애플리케이션(앱) 성적이 저조하자 재정비 태세를 갖추며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다음이 선점한 서비스가 후발주자인 경쟁사에 밀리자 "새로운 모바일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내부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이 올 5월 출시한 커뮤니티 앱 '캠프'는 비슷한 성격의 앱인 NHN '밴드'에 밀리는 추세다.

'캠프'는 카페 문화가 유독 활발하게 조성된 다음의 성격을 반영해 야심차게 내놓은 서비스. 트위터, 페이스북 등 개방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달리 폐쇄적인 카페의 장점을 스마트폰으로 그대로 옮겨놓았다.

하지만 5일 현재 구글 앱 장터인 '구글 플레이'에서 캠프의 다운로드 수는 1만 회를 갓 넘은 상태. 반면 NHN의 밴드는 올 8월 출시한 지 40일 만에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이와 관련, 다음 관계자는 "캠프는 비공개로 개설하는 모임이 늘고 있고 한번 사용한 주요 사용자들이 꾸준히 이용하고 있다" 며 "올 12월까지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확실히 포지셔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수세에 몰린 것은 모바일 메신저 '마이피플'이다.

카카오톡은 '국민 앱'으로 자리잡았고 라인은 일본, 동남아 등지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그러나 마이피플은 가입자 2600만 명 선에서 머물고 있다. 9월 첫째 주 기준 카카오톡 가입자 수가 6000만 명에 비해 한참 뒤지는 수준이다.

마이피플의 발목을 잡은 것은 포털 '다음'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포털 다음의 아이디과 비밀번호를 기반으로 마이피플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은 카카오톡, 라인 등과 달리 '마이피플'을 사용하기 위해선 다음에 먼저 가입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다음 측에선 이러한 마이피플만의 특징을 활용해 다음 카페와 연동할 계획도 갖고 있다.

또다른 타개책으로 삼은 것은 마이피플과 게임의 연동. 다음은 연초 일본의 대표 모바일 플랫폼 회사인 디앤에이(DeNA)와 손을 잡고 게임 모바일 플랫폼인 '다음 모바게'를 론칭했다. 이에 따라 그간 준비해온 다음 모바게의 게임을 마이피플과 연계할 계획이다.

이 역시 카카오톡이 제공한 '애니팡'의 성공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음 게임 관계자는 "카카오톡 연동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연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방성이 최대 강점인 SNS와 모바일 서비스에서 다음은 '폐쇄성'을 강조했다" 며 "이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발길이 이어지지 못한 주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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