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뚜렷한 방향성 없이 박스권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페인의 구제금융 시행이 늦어지고 있어 코스피지수가 당분간 좁은 범위에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3차 양적완화(QE3) 효과에 대한 9월 미국 경제지표의 확인 과정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미국 경제지표의 호조는 뉴욕과 유럽 증시의 하방 경직성 유지로만 해석될 뿐 추가적인 레벨업은 지연되고 있다"며 "이는 스페인 구제금융 시행시기 논란이 고조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라호기 스페인 총리는 구제금융 임박설을 부인하며 '버틸 때까지 버티겠다'는 기존 견해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곽 연구원은 "전날 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는 5.81%로, 과거 구제금융 신청했던 국가들처럼 6% 중반대로 악화돼야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물론 7%대 이상까지 내버려둔 이후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사후약방문식 처방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그러나 "스페인의 전면적인 구제금융이 빨라질수록 유럽 재정위기는 소강국면에 조기 진입할 것이나 스페인 지방선거라는 정치적 변수로 인해 시행시기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 국내외 증시의 교란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빨라도 오는 8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적어도 18~19일 EU 정상회의 이커〕� 전면 구제금융 시행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분석팀장도 "미국 민간고용과 ISM비제조업지수가 비교적 양호한 수치를 기록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감은 다소 감소했지만 스페인의 불확실성과 3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불안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는 5일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를 필두로 3분기 어닝 시즌이 개막되지만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지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에프앤가이드 기준 243개 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6조1000억원으로, 지난 7월초 38조2000억원 대비 5.7% 정도 하향 조정됐다.

하지만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조정기를 이용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이 팀장은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수급기반이 약화되고 있지만 조정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조정 시점을 이용한 실적 개선 종목 중심의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