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 여부 등 대선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문·안 두 후보를 둘러싼 인물평서부터 나름의 단일화 시나리오까지 범야권 대선후보를 두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택시운전 18년차인 이택한 씨(57·광주 우산동)는 “손님들이 요즘같이 대선 이야기를 많이 하기는 정말 오랜만”이라며 “문·안 후보 중 누가 단일후보가 될 것 같으냐는 질문들을 가장 많이 한다”고 전했다.

광주 방림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영우 씨(47)는 “문 후보는 사람이 진정성도 보이고 뚝심도 있는 것 같고 안 후보는 신선해서 기존 정치인과 다를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정당 기반인 문 후보가 국정운영에 보다 안정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이영출 씨(55·목포시 옥암동)는 “정치 경험이 부족한 안 후보보다는 민주당 경선에서 검증을 거친 문 후보가 적임자”라며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때처럼 결국 안 후보가 문 후보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회사원 오경후 씨(38·광주 일곡동)는 “정치권을 확 뒤집어 놓으려면 안 후보처럼 기성 정치권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영달 광주과학기술원 교수(41)는 “문 후보도 개인적으로는 깨끗하고 괜찮지만 그를 둘러싸고 있는 민주당 인사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안 후보가 정당 기반이 없으나 전문가들을 잘 기용해 국정운영을 무리 없이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주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희진 씨(36)는 “민주당이 전북에서 특별히 잘해준 게 없어 서운하지만 그래도 국정운영에는 당 조직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추석 전 불거진 안 후보의 다운계약서 작성 등 각종 의혹에 대한 반응은 세대별로 갈렸다. 회사원 김대호 씨(38·전남 목포)는 “새누리당이 10년 전 거래한 것을 찾아내 신상털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뭐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라며 안 후보를 옹호했다.

반면 40대 이상에서는 “다운계약서가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자꾸 이런 식으로 의혹이 불거지면 아무래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광주=김형호/최성국/강동균/김재후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