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중부나 서부지역보다 상하이 베이징 등 동부 대도시 부동산 가격의 버블(거품) 붕괴 가능성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럽 재정위기로 중국의 수출이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내수를 떠받치는 동부 대도시 부동산 경기마저 파열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중국 칭화대 부동산연구소는 지난달 28일 서울 회기로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한국경제신문 후원으로 열린 ‘한국·중국의 최근 부동산시장 이슈에 대한 국제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중국 주택 가격 및 주택 공급에 대한 주요 실증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서 우징 칭화대 교수는 “2009년 이후 중국 중부·서부지역보다 대도시가 몰려 있는 동부지역의 주택 가격 하락세가 더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최근 중국 주택도농개발부의 의뢰로 ‘칭화대 주택가격지수(THUHPI)’를 개발한 중국 부동산 분야 전문가다.

우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 35개 주요 도시의 지난해 주택 가격은 2003년과 비교해 251.9% 급등했다. 2003~2011년간 연평균 16%에 달하는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 이 가운데 주택 가격 상승세가 가장 가파른 곳은 베이징 상하이 푸저우 선전 등이 있는 동부지역이었다.

우 교수는 동부지역에 ‘버블’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근거로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고점을 찍은 2010년 중반 이후 대부분의 도시에서 주택 가격 상승세가 둔화됐지만 동부지역의 하락세가 훨씬 빨리 진행된 점을 지적했다. 2010년 동부지역 주택의 평균 소득 대비 가격비율(PIR)은 11로 35개 도시 평균인 9를 2포인트 웃돌았다. 반면 지난해 PIR은 9를 기록, 35개 도시 평균(7.5)과 격차가 줄어들었다. PIR이 10이면 연소득 대비 주택 마련 기간이 10년이라는 뜻이다.

우 교수는 “동부지역의 PIR이 다른 지역보다 급격히 떨어진 것은 주택 가격의 변동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송인호 KDI 거시금융정책연구위원은 “베이징의 경우 최근 5년 동안 부동산 가격이 3배가량 뛰었다”며 “급락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조만 KDI 실물자산연구팀장은 “베이징 상하이 등 동부지역 도시는 한국의 주요 교역 상대라 부동산 버블 붕괴가 내수경기의 급격한 침체로 이어진다면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해당 지역의 부동산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