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로 증시가 사흘간의 휴식기를 갖게 됐다. 지난 14일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조치로 한동안 2000선을 넘나들던 코스피지수는 이번주 다시 2000선이 무너진 뒤 지지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이제 관심은 10월 증시로 쏠린다. 주춤했던 증시가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거시경제 환경이 좋지 않아 당분간 횡보장세가 불가피할 것이란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장기 조정 국면 이어지나

28일 코스피지수는 0.38% 오른 1996.21에 마감했다. QE3에 따른 ‘유동성 파티’를 즐길 새도 없이 박스권에 갇혀 9월 증시를 마감했다. 10월 증시 전망에 대해 대다수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 1930~2050을 오가는 ‘장기 횡보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과 유럽의 경기지표 둔화가 현실화되고 △미국 대선 △재정벼랑 우려 △유럽 재정위기 재발 가능성 등 대외 변수가 다시 부각될 것이란 분석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9월에 코스피지수 2000을 돌파했던 것은 QE3와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국채 매입 발표에 따른 통화정책의 힘이었는데 이 같은 유동성 카드가 모두 소진됐다”며 “미국 대선 변수와 중국 정권 교체 불안감으로 G2(미국 중국)의 향후 재정정책에 대한 불안까지 커진 만큼 각종 경제지표가 극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주가는 내달 이후 장기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QE3 효과는 장기적으로 꾸준히 나타날 것으로 보이지만 당장 10월 증시를 상승시킬 것 같진 않다”고 거들었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1980년 이후 추석 전 5일간 코스피지수가 오른 확률은 81.25%였던 데 비해 추석 이후 5일간 상승 확률은 46.88%에 불과했다. 기간별 수익률에서도 추석 이전 5일 동안에는 평균 0.93% 올랐지만 추석 이후에는 약보합세(-0.07%)를 보였다. 통계적으로도 연휴 이후 상승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설명이다.
반면 내달 초 3분기 기업실적 발표 효과 등으로 ‘반짝상승’을 노려볼 만하다는 시각도 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월 하순께는 중국과 독일 등의 지표가 악화돼 심리적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월초엔 미국 제조업지표 및 고용·소비지표 개선효과와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개선 덕에 장이 우상향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주요 변수는 중국 권력 이양

전문가들은 내달 이후 증시의 향방을 가늠할 최대 대외 변수로 중국의 정권 교체를 꼽았다. 10월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정권 교체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추가 경기 부양에 대한 확실한 신호를 내비치는지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전대에서 차기 지도부가 결정되고, 이들이 경기부양책을 내놓는다는 신호를 줘야 상승에 대한 기대를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QE3가 과거의 양적완화 정책처럼 효과를 보기 위해선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화답해야 한다”며 “정권 이양과 관련해 잡음이 들리는 중국 내 정치리스크가 해소되는 게 향후 증시 상승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종목별로는 내달에도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환율과 유가 변수가 큰 상황에선 중소형주 투자가 무난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 국경절·중추절 특수가 기대되는 여행 항공 카지노주와 한류열풍에 편승한 엔터테인먼트주가 단기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으로 꼽혔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