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82·사진)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지원하는 슈퍼팩(민간 정치자금 모금단체)에 100만달러(약 11억원)를 기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소로스가 오바마 지지 슈퍼팩인 ‘미국을 위한 최우선 행동(Priorities USA Action)’에 100만달러, 민주당 후원 슈퍼팩 2곳에 50만달러씩을 각각 기부했다고 보도했다. 소로스는 2004년 이후 선거자금 지원을 중단해왔기에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소로스는 “미트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지원하는 슈퍼팩이 공공연하게 부유층에 돈을 구걸하는 것을 보고 기부를 결정했다”며 “슈퍼팩을 통하는 것은 싫었지만 롬니 캠프가 돈을 쓸어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슈퍼팩이 금권선거 등 소모적 정치싸움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그동안 슈퍼팩이 아닌 시민단체 등 풀뿌리조직에 의한 모금을 지지해왔다.

소로스는 올해 초 민주당 지원 시민단체에 17만5000달러를 기부하면서 정치권 지원을 재개했다. 6월엔 미국 전역의 민주당 후보를 지원하는 단체에 100만달러를 냈다. 블룸버그는 “소로스가 다시 직접적인 선거자금 지원에 발을 들여놓기로 결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로스는 열성적인 민주당 지지자로 알려져 있다. 2004년 대선에서 존 케리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 2370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선거자금 지원을 중단, 오바마 대통령에게 불만을 품고 있다는 소문에 시달려왔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