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검색 강화한 포털, SNS 여론까지 반영
포털 운영 게시판도 정치 이슈로 '후끈'

SNS 품은 포털, '거세진' 대선 판 흔들기
대선을 80여 일 앞두고 국내 주요 포털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국내 주요 포털 3사에서 정치 관련 이슈가 끊임없이 등장하며 인터넷 여론이 적극적으로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정치권과 포털업계는 "제17대 대선과 비교했을 때 포털의 여론 장악력이 더 커졌다" 며 "스마트폰 확산으로 시민들이 포털 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실시간 접근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28일 '김태호 터널 디도스'가 국내 주요 포털들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새누리당 전 중앙당 청년위원장이었던 손 모씨가 선거법 위반으로 최근 구속되기 전에 쓴 자필 진술서가 공개되면서 파문이 인 것이다.

손 씨는 진술서에 김태호 새누리당 의원이 2011년 4월 경남 김해을 보궐선거 때 터널을 막아 출퇴근하는 근로자들의 투표 참여를 방해했다는 요지의 글을 적었다.

이에 누리꾼들은 '김태호 터널 디도스'라는 신조어를 만들었고, 이 단어가 SNS 상에서 공유되면서 화제가 됐다. 디도스는 특정 사이트에 동시 접속해 서비스 접속이 제대로 되지 않도록 하는 해킹 방법으로 터널을 막아 교통체증을 만든 일을 디도스에 빗댄 것.

포털업계의 한 관계자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까지 합세하면서 포털이 정치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은 올해 본격적으로 소셜검색을 강화했다. 다음은 SNS상에서 화제가 되는 검색어를 모아 보여주는 '소셜픽' 서비스를 지난 7월 정식 오픈했다. 네이버는 SNS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글을 검색 결과에 노출시키고 있다.

포털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게시판도 정치 이슈로 들끓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다음의 토론 게시판 '아고라'다. 아고라는 2008년 광우병 파동 촛불시위의 근원지가 된 곳.

18대 대선이 가까워오자 아고라는 다시 거세게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1분에 평균 4, 5개의 게시글이 올라오는 추세. 지난 27일 정치 코너에 하루동안 올라온 글만 1600여 건이다. 한 누리꾼이 작성한 '안철수 대선 후보의 다운계약서 시인, 원론적으로 풀어봅시다'란 제목의 글에는 40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다음을 운영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도 정치 이슈를 아고라에 적극적으로 노출하고 있다. 아고라 첫 화면에 올라가는 '오늘의 아고라' 코너에는 정치 관련 이슈가 연일 게재됐다. 실제로 지난 28일 '오늘의 아고라' 코너에 올라간 12개의 글 중 2개를 제외한 10개가 모두 정치 이슈였다.

네이트가 운영하는 게시판 '판'도 마찬가지. 판은 최근 아고라의 뒤를 이어 여론 형성에 큰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아고라와 달리 '사는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 등의 생활 관련 이슈가 주로 오가지만 최근에는 '이슈토론' 코너를 중심으로 정치 이슈가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포털업체의 한 관계자는 "대선이 포털의 최대 대목" 이라며 "정치 이슈와 엮이는 것은 부담스럽지만 그만큼 영향력을 보일 수 있어 조심스럽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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