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KAI) 인수전에 뛰어든 대한항공현대중공업이 나란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인수 비용 부담 등이 주가에는 악재로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장에서 현대중공업이 인수할 경우 대한항공 보다 긍정적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라 낙폭은 대한항공이 더 큰 모습이다.

28일 오전 9시4분 현재 대한항공은 전날 대비 1.42% 내린 4만85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0.78% 하락한 25만4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정책금융공사에 따르면 KAI 주주협의회가 전날 보유하고 있는 KAI 지분 41.75%에 대한 2차 공개경쟁 예비 입찰 접수를 마감한 결과 현대중공업과 대한항공 두 곳이 입찰서를 제출했다.

지난 달 말 마감됐던 1차 공개경쟁 입찰은 대한항공만 예비입찰에 참여해 유찰됐지만 이번에는 대한항공과 현대중공업 등 두 곳이 참여해 경쟁구도를 갖추면서 입찰 절차가 진행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가계약법상 국유재산 등을 매각할 때는 두 곳 이상이 참여해 유효 경쟁이 이뤄져야 하며 두 차례 공개 입찰이 모두 무산되면 수의계약 방식으로 매각이 진행될 수 있다.

정동익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항공산업에 대한 육성 의지와 대규모 추가 투자 여력이 있는 기업이 인수후보로 구체화 될 것을 기대해 왔던 만큼 이번 현대중공업의 인수전 참여는 KAI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수 대상으로는 현대중공업이 대한항공 보다는 나을 것이란 진단이다.

하석원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의 선박엔지니어링 기술을 바탕으로 향후 항공기 자체 설계 및 기술력의 향상이 가능하고 현대중공업은 기존의 해양 뿐만 아니라 항공 방위사업 확대를 통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글로벌 영업망을 활용한 항공기 수출 수주 확대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차입금 의존도 17.5%)도 긍정적인 포인트로 꼽혔다.

하 애널리스트는 "일본의 사례를 보면 미쓰비시 중공업, 가와사키 중공업 등도 과거 조선업이 주력이었으나 고부가가치의 항공산업 비중을 점차 확대시켰다"며 "다만 일본업체들의 항공 부문 영업이익률은 5% 이하로 낮은 수준이나 한국항공우주는 8% 내외의 높은 수익성을 확보하고있어 더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