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사외이사가 여전히 기업 감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7일 발표한 '대기업집단 지배구조현황 정보공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대기업 상장사(238개사)의 이사회 안건 5692건 중 사외이사 반대 등으로 원안대로 가결되지 않은 안건은 36건(0.63%)에 불과했다.

이중 부결된 안건이 13건(0.23%), 부결되지는 않았지만 안건에 영향력을 행사한 경우는 23건(0.4%)이었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율은 증가하는 추세다. 238개 대기업에서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은 48.5%로 지난해(47.5%)보다 1.0%포인트 늘었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석률도 90.6%로 전년(87.8%)보다 2.8%포인트 증가했다.

대기업의 사외이사 비중이 높아졌음에도 사외이사 반대로 부결되는 안건이 0.2%에 그친 것이다. 이로 인해 지배주주의 독단적 경영을 견제하기 위한 사외이사제도가 유명무실하다 지적이 일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안건이 부결되거나 영향력이 행사된 경우가 전년보다 증가했지만 238개 상장사 중 222개사(93.3%)에서는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했다"며 "대기업에 도입된 내부견제장치들이 효과적으로 작동되고 있는지는 불명확하다"고 말했다.

또 전체 등기이사 5844명 중 총수일가는 535명으로, 비중이 9.2%였다. 이는 전년 8.5% 대비 0.7%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총수의 이사등재 비중은 2.7%(157명)로 전년(2.9%)보다 0.2%포인트 감소한 반면, 친족의 이사등재는 6.5%(378명)로 전년(5.6%)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상장사의 총수일가 이사등재 비중이 비상장사보다 3.2%포인트 높았다.

기업별로는 △부영 △세아 △대성 순으로 총수일가 이사등재 비율이 높고, △삼성 △미래에셋 △LG 순으로 낮았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