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가 역대 최장인 6년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냉장고, TV, 에어컨 등 생활가전 및 자동차 산업이 고객만족도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은 26일 108개 산업 35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2 KCSI(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 1위 기업을 발표했다.

올해 KCSI는 전년 대비 0.9점 높아진 69.6점을 기록, 2006년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72.9점으로 전년 대비 2.2점 올랐으며 서비스업(공공서비스 포함)은 68.1점으로 소폭의 상승세(0.3점)를 보였다. 전체 108개 산업 중 64%에 해당하는 69개 산업에서 전년보다 KCSI 지수가 높아졌고 32개 산업은 만족도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은 47개 중 34개 산업에서, 서비스업은 54개 산업 중 35개에서 지난해보다 만족도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 중 내구재는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상승했다. 냉장고(83.2점), TV(83.0점), 가정용에어컨(82.2점) 등 5개 산업이 80점 이상의 만족도를 보이며 고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일반승용차(80.5점), RV승용차(78.3점) 등 자동차 제조 관련 산업도 전년 대비 상승했다.

서비스업의 만족도는 최근 6년간 가장 낮은 상승폭을 보였다. 총 30개 산업의 만족도가 증가했으나 백화점, 대형마트, 대형슈퍼, 전자제품전문점 등 도소매 유통 산업이 대체로 하락했다.

공공행정서비스의 만족도는 전년까지의 상승세가 꺾이며 다소 하락(1.3점)했다. 우편(74.9점), 전력(73.3점), 수도(70.4점) 등이 올해도 70점 이상을 유지하며 상위권을 유지했으나 전체적으로는 만족도가 하락했다. 올해 역시 교육(52.9점)은 60점 미만의 낮은 만족도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삼성그룹 17개로 최다 1위

이번 조사에서 삼성그룹은 총 21개 조사대상 산업 중 전자부문(9개), 금융부문(4개), 유통 및 기타 산업 부문(4개) 등 17개 산업에서 1위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선두를 거머쥐었다.

KT는 전년에 이어 이동전화를 제외한 국제전화, 시내·시외전화, 인터넷전화, 초고속인터넷, 인터넷TV(IPTV) 등 5개 산업에서 1위를 기록했다. SK그룹이 9개 대상산업 중 4개 산업(이동전화, 오픈마켓, 주유소, 도시가스)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CJ그룹은 4개 산업(식용유, 패밀리레스토랑, 택배, 영화관)에서 1위를 기록했다.

GS그룹(대형슈퍼, 편의점, 인터넷홈쇼핑)과 롯데그룹(과실주스, 면세점, 커피전문점) 등도 3개 분야에서 1위에 올랐고 금호아시아나그룹(승용차타이어, 항공), 현대자동차(일반승용차, RV승용차) 및 신세계(대형마트, 백화점)그룹이 2개 부문에서 우위를 보였다.

○총 12개 산업에서 KCSI 1위 기업 변동

1위가 바뀐 산업도 있다. 2012년 KCSI 조사결과 총 12개 산업에서 1위 기업에 변동이 있었다.

소비재에서 간장(샘표식품), 비스킷(오리온), 소주(금복주), 남성 내의(좋은사람들), 샴푸(LG생활건강), 여성용 기초화장품(아모레퍼시픽) 등 6개 산업이, 내구재에서 디지털카메라(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부엌가구(한샘) 등 2개 산업에서 1위가 바뀌었다.

서비스업에서 영화관(CJ CGV), 인터넷쇼핑몰(GS홈쇼핑), 콘도미니엄(한화리조트) 등 3개 산업, 공공행정 서비스업에서 지하철(대구도시철도공사) 등 1개 산업에서 1위 기업이 바뀐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최고(最古) 고객만족지수 KCSI

KCSI는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고객만족지수로 올해 21년째를 맞았다. 조사대상 산업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75%를 차지한다.

올해는 지난 4월27일부터 8월17일까지 국내 소비자 1만524명을 대상으로 제조업 51개(소비재 제조업 31개, 내구재 제조업 20개), 서비스업 57개(일반서비스업 47개, 공공서비스업 10개) 등 총 108개 산업에 걸쳐 가구 방문을 통한 1 대 1 면접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항목은 전반적 만족도(40%), 요소 종합만족도(40%), 재구입(이용) 의향(20%)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상록 KMAC CS경영본부장은 “최근 들어 뚜렷해진 저성장 기조 속에서 소폭이나마 고객만족도가 상승한 것은 기업들이 시장과 고객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부단한 노력을 한 결과”라며 “내구재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의 상승은 국내 기업의 품질을 소비자들도 인정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