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명품 액세서리 제조업체 티파니의 대표적인 은 귀고리 제품 가격은 한 쌍에 350만원. 하지만 이 제품에 사용된 은의 원가는 6만원에 불과하다. 티파니가 원가의 50배가 넘는 가격에 제품을 팔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구매자의 기호에 맞는 제품 디자인과 함께 티파니라는 브랜드 가치를 이유로 들 수 있다. 장기간의 투자를 통해 소비자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으며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알린 결과다.

브랜드는 소비자들의 관심 속에 성장하거나 퇴색한다. 수십년에 걸쳐 성장한 브랜드도 소비자의 사랑을 받지 못하면 성장하거나 발전할 수 없다. 관심과 사랑 속에 발전한 브랜드만이 구매자들에게 돈으로 매길 수 없는 즐거움과 행복함을 전달할 수 있다.

이 같은 브랜드 파워를 올 들어 가장 많이 키운 기업은 어디일까. 한국경제신문과 한국소비자포럼은 ‘2012 올해의 브랜드 대상’을 통해 올해 브랜드 파워가 부쩍 강해진 기업들을 꼽아봤다. 46개 브랜드가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 선정됐으며 체조선수 양학선을 포함한 6개의 브랜드가 특별상을 차지했다.

‘올해의 브랜드 대상’은 2003년 만들어져 올해로 10회째를 맞았다. 한 해 동안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제품을 제공해 고객 만족을 이끌어내고 브랜드 가치를 키워온 업체들을 선정해 시상하는 것이다. 기업들이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고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를 고취시키려는 의도도 담았다.

소비자평가단의 현장투표를 통해 뽑은 특별상에는 2012년 런던올림픽 체조 도마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양학선, 롯데칠성음료의 핫식스, SBS예능프로 힐링캠프,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KBS 2TV 개그콘서트의 용감한 녀석들이 선정됐다. 또한 소비자평가단의 TED 발표 ‘소비자가 브랜드를 평가하는 7개의 눈’도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교촌치킨, 하이리빙, 의성마늘햄이 10년 연속 수상하며 소비자에게 높은 인기를 끈 브랜드로 평가됐다.

교촌치킨은 국내산 천연재료만 사용하는 소스를 쓰는 ‘웰빙치킨’을 통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해외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하이리빙은 높은 품질을 추구하는 동시에 고객만족과 신뢰까지 만족시키려는 노력이 강점이다.

의성마늘햄은 국산 돼지고기에 의성마늘을 섞어 고기 특유의 냄새를 없애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킨 것이 수상의 영광으로 연결됐다. 아울러 고객과 상생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신한은행과 교복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교복업체 아이비클럽, 여성복 단일 브랜드로는 최대 유통망을 갖춰 소비자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 크로커다일레이디는 9년째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8년 연속 브랜드 대상에 오른 업체들도 있었다. 리조트 부문 선두업체인 대명리조트와 국내 1위 빵 프랜차이즈로 해외 확장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파리바게뜨, 국내 소비자는 물론 외국 관광객들의 쇼핑 명소로 부상하고 있는 패션 아울렛 마리오아울렛, 국내 시장에 최적화된 열대과일 주스 스위티오, 과일과 채소로 만드는 주스 ‘자연은’ 등이 그 주인공이다.

한국형 멀티 상영관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성장하고 있는 롯데시네마, 다양한 메뉴를 통해 새로운 주점 문화를 만들고 있는 피쉬앤그릴은 7년 연속 올해의 브랜드로 뽑혔다.

검은 곡류 바람을 일으킨 삼육두유, 돌침대 업계 선두주자 장수돌침대, 국내 최대 규모의 여성 종합 전문 병원인 제일병원, 비비크림의 대명사로 불리는 한스킨, 웨딩컨설팅 업체인 디자인 웨딩도 6년 연속 수상했다.

5년 연속 수상 브랜드는 C레모나, 정남진 물축제, 글라스락, 하나투어, 샤트렌, Why? 시리즈, 탑싱크, WABAR, 하늘보리, 제일벽지, 종로유학원 등이다.

나비엔 콘덴싱 가스보일러, 신한카드, 댕기머리, 이마트, 보노보노, 아큐-첵, 여명808은 4년째 브랜드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피자마루가 3년째 선정됐으며 싱가포르항공, 엔제리너스커피, 알바몬, 하이스탁론이 2년 연속 수상했다. 해커스교육그룹, 고도일병원, 아이나비 블랙, 사람인, 알바몬 맞춤알바앱은 올해 처음으로 수상했다.


◆어떻게 뽑았나 소비자 참가건수 112만…평가단 현장·이메일 투표


‘2012 올해의 브랜드 대상’은 해당 브랜드에 대한 치밀한 기초조사와 광범위한 소비자 조사, 깊이 있는 전문가들의 평가 등을 종합해 결정됐다.

엄정한 사전 기초자료 조사와 기업 마케팅 담당자 조사를 통해 부문별 후보 브랜드를 선별했다. 지난 6월18일부터 2주일간 매출, 시장점유율, 실적, 언론보도, 기타 자료 등을 중심으로 살폈다.

이를 통해 선별된 후보들을 대상으로 8월9일 소비자평가단의 현장 투표 및 이메일 투표, 8월10일부터 19일까지 온라인 소비자조사 및 1 대 1 전화통화 조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참가 건수는 111만4745건에 달했다.

8월20일부터 이틀간 학계 및 산업계 브랜드 전문가로 구성된 한국소비자브랜드위원회가 심의를 해 최종 수상브랜드를 선정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