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 문제로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었던 한진중공업이 온건 성향의 새 노조와 4년 만의 임단협 타결을 눈앞에 두게 됐다.

한진중공업 사측과 새 노조인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은 기본급 15% 인상 등을 골자로 한 ‘2009~2012년 임단협’을 잠정 타결했다고 26일 밝혔다.

노사는 생활안정지원금 등 1200만원 지급과 공휴일 축소, 전 직원 상해·질병보험 가입, 경조사 지원금 인상 등 단체협약 일부 개정에도 합의했다. 또 유급휴직 중인 생산직 500여명이 이른 시일 내에 복직할 수 있도록 신규 수주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기본급 15% 인상 등의 파격적인 임단협이 성사된 것은 2009년 이후 임금 인상이 한 차례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사측은 설명했다.

노조는 27일 오전 10시 조합원 총회를 열어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전체 조합원의 과반이 찬성하면 임단협은 최종 타결된다. 지난해 7월 복수노조제 시행 이후 부산·경남에서 새 노조가 대표교섭권을 획득하고 임단협을 매듭짓는 첫 사례가 된다.

새 노조는 기존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를 제치고 대표교섭권을 얻어 지난 4일부터 사측과 임단협을 해왔다. 새 노조에는 전체 조합원 701명의 80%가 넘는 571명이 가입돼 있다.

김상욱 새 노조위원장은 “정치투쟁에 발목 잡힌 기존 노조가 4년 동안 임단협을 맺지 못해 조합원들의 생계와 고용불안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이라며 “이번 임단협 타결로 노사관계를 정상적으로 복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