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는 25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3년 정보기술(IT) 메가트렌드’를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전쟁이 IT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치면서 ‘공격적 특허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주목을 끌었다.

발표를 맡은 차인혁 기술전략기획팀장(상무)은 “기업이 처한 IT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신속한 의사결정과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부각되는 위협 요인들

삼성SDS는 2013년을 주도하는 9가지 IT 메가 트렌드로 △빅데이터를 통한 가치 창출 △클라우드 서비스의 발전 △통합형 IT 비즈니스 △지능화된 보안 위협 △공격적 특허전략 △상황 인지형 기기와 서비스 △차량의 스마트 기기화 △녹색 IT의 진보 △개방형 생태계를 통한 기업의 급성장을 꼽았다.

특허 공격이나 사이버보안 문제는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차 상무는 6만여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특허괴물’ 인텔렉추얼벤처스를 예로 들며 “특허가 단순히 사업을 보호하는 수동적 도구였던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그는 “특허의 본질은 독점성과 배타성”이라며 “특허를 선점하려고 애쓰는 기업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사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도화된 사이버 공격은 심각한 보안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됐다. 최근 이란의 석유시설을 공격한 악성코드는 일반 코드보다 크기가 수십 배 크고, 여러 개의 모듈로 이뤄져 이 모듈을 재조합하면 다른 형태의 공격이 가능하다. 차 상무는 “인터넷 환경이 개방적으로 바뀔수록 해커가 자유롭게 드나들 가능성이 커진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급변하는 IT 환경

사용자가 인터넷 가상 서버에 자료나 응용프로그램을 올려놓고 자유롭게 활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비용 절감과 신속한 업무 처리의 장점이 있지만 보안이 취약하고 서비스가 불안하다는 이유로 널리 도입되지 못했다. 차 상무는 “최근 KT가 데이터 부하를 분산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업체들이 안정성 확보에 나서고 보안도 강화하는 추세”라며 “도입을 저해하는 요인이 사라지고 있는 만큼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개방형 IT 생태계’가 확산되면서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누구나 알 수 있는 ‘오픈소스’도 확산될 것으로 예상됐다. 빅데이터 플랫폼 ‘하둡(Hadoop)’, 통계 프로그램 ‘알(R)’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차 상무는 “누구나 소프트웨어를 수정하고 개선할 수 있기 때문에 IT 발전 속도는 점점 빨라지게 돼 있다”며 “단기간 내에 자본금을 모으는 ‘크라우드 펀딩’까지 가세해 하루아침에 없던 IT 기업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사용자 편의 강화

사용자 편의와 경험을 중시하는 IT 기기와 서비스가 확산될 전망이다. IBM과 오라클 등 주요 글로벌 IT업체들은 최근 서버, 데이터베이스 시스템과 운영체제(OS) 등 IT 인프라를 통합한 시스템 제공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개인용 IT 시장에서는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기가 더 많은 인기를 끌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동작인식 기기 ‘키넥트’, 아이폰의 음성인식 기능 ‘시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구글은 최근 ‘구글 프로젝트 글라스’ ‘무인 자동차’ 를 내놓았다. 자동차도 모바일 기기와 연결돼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미디어 소비 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데이터 분석이 활성화되면서 ‘빅데이터’는 전성기를 맞게 될 것으로 기대됐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