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조치로 2,000선을 돌파한 후 뚜렷한 방향성 없이 횡보하고 있다.

정책 효과는 막바지에 달했지만 주요국의 경기 개선 움직임은 뚜렷하지 않아 상승 랠리가 계속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10월에도 코스피 급등은 어렵지만 글로벌 유동성 확대 등의 영향으로 상승 추세를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25일 예상했다.

◇ QE3 이후 증시 지지부진… 거래대금 다시 반토막
유동성, 지수 측면에서 모두 침체했던 한국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중순 QE3를 결정하면서 잠시 활력을 찾았다.

QE3 결정이 전해진 14일(한국시간) 하루 동안 코스피는 56.89포인트(2.92%) 상승, 5개월 만에 2,000선을 탈환했다.

올해 들어 4조∼6조원 사이를 오가던 증시 거래대금은 이날 9조1천900억원까지 급등해 시장을 크게 움직였다.

하지만 이후 거래대금은 다시 미끄러져 6거래일 만인 24일 4조2천700억원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일일 주식 거래량도 10억주에서 4억8천만주로 반 토막이 났고 코스피는 2,000선 근처에서 횡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증시에서는 시장이 그토록 기다리던 QE3의 `약발'이 벌써 다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재정절벽이란 재정지출이 갑자기 줄거나 중단돼 충격을 주는 현상이다.

유럽연합(EU)과 스페인 정부 간 구제금융 협상안이 27일 발표될 가능성이 있어 투자자들은 관망하는 분위기다.

동양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세계적인 금융위기 때문에 미국 경기 부양책의 전달 경로가 온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QE3가 실물 부문에 영향을 미치는 시간이 훨씬 길어지거나 영향력이 미미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전문가 "10월에 상승 여지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10월에 한국증시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은 있겠지만 상승 추세는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들은 10월 코스피 예상범위 상단을 올해 고점이었던 2,057(3월14일) 전후로 보고 있다.

하단은 1,903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QE3 효과로 주가가 급등했고 미국의 재정절벽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해지고 있어 증시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글로벌 유동성의 공급, 미국의 주택 경기 회복, 중국의 경기부양책 등이 확인되면 지금보다 주가가 상승할 여지가 남아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코스피 상승의 원동력이었던 외국인의 투자는 QE3와 일본 자산매입 기금 증액에 의한 유동성 확대뿐만 아니라 달러 약세로 인한 원화 자산의 매력 증대, 국가 신용등급 상향 등으로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교보증권 김형렬 연구위원은 "10월에는 기대심리와 외국인 수급만으로도 상승 랠리가 연장될 수 있다"며 "과거 양적완화 기간에 외국인 매수 기조가 이어졌고 금융불안 완화로 자금조달 환경이 개선되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주식시장의 투자 매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아이엠투자증권 강현기 연구원은 "미국 신규 개인주택 건축허가가 저점에서 반등하고 있고 중국도 3분기까지 1조 위안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발표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중앙은행과 미국의 양적 완화 조치로 정책 대응이 정점에 달한 만큼 10월에는 정책 효과보다는 주요국 펀더멘털(기초여건) 영향력이 점차 커져 투자심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KTB투자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미국의 재정 절벽 위험은 연말까지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과 함께 성장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미국 경제 지표가 주도하는 주식시장 랠리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한혜원 기자 withwi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