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라면시장 트렌드를 주도한 하얀국물 라면의 인기가 사그라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시장조사기관 AC닐슨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팔도 '꼬꼬면', 오뚜기 '기스면' 이어 삼양식품 '나가사끼짬뽕'까지 하얀국물 라면이 모두 라면 판매 순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꼬꼬면, 기스면은 30위권 아래로 떨어져 사실상 하얀국물 라면 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얀국물 라면 시대 막 내렸나 … 점유율 모두 10위권 밖으로
하얀국물 라면 3종의 올 8월 매출액은 약 43억 원으로 전달보다 10억 원가량 줄었다. 시장점유율도 3.3%에서 2.7%로 0.6%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과 오뚜기, 팔도는 올 8월 각각 12.0%, 11.5%, 8.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하얀국물 라면의 매출이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12월 삼양식품은 16.1%, 오뚜기 11.5%, 팔도 12.9%까지 점유율이 상승하기도 했지만 불과 8개월 만에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팔도의 경우 올 8월 점유율(8.6%)은 꼬꼬면이 출시되기 전인 2011년 7월 수준(8.8%)으로 떨어졌다.

하얀국물 라면 시대 막 내렸나 … 점유율 모두 10위권 밖으로
지난 8월 이들 업체의 점유율 수준이 원위치한 이유는 농심 '신라면' 등 전통 빨간국물 라면 인기가 다시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불황이 깊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입맛에 익숙한 장수 제품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대표 빨간국물 라면인 신라면은 지난해 12월 점유율이 14.3%로 떨어졌지만 올 8월 15.4%로 상승했다. 농심 '너구리'는 6.2%에서 6.4%로, 삼양식품 '삼양라면'은 4.8%에서 5.1%로 올랐다.

농심 관계자는 "불황이 지속되면 될수록 기존에 가지고 있던 전통의 입맛,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익숙한 맛을 고집하려는 경향이 있다" 며 "그런 점에서 전통의 장수라면들이 인기를 끄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전통 빨간국물 라면 1위 업체 농심은 8월 시장점유율 67.9%를 기록해 2011년 8월과 같은 수준을 회복했다. 농심의 점유율은 2011년 8월 꼬꼬면이 출시되면서부터 조금씩 감소하다가 나가사끼짬뽕과 기스면이 시장에 가세하면서 같은 해 12월 59.5%까지 내려앉은 바 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