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의 달인' 스네데커, 페덱스컵 1144만弗 '잭팟'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로즈 3타차로 제치고 플레이오프 최종전 우승
17번홀 '칩인 버디'…매킬로이·우즈 역전 무산
17번홀 '칩인 버디'…매킬로이·우즈 역전 무산
브렌트 스네데커(미국)가 1000만달러의 보너스가 걸린 미국 PGA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의 최종 승자가 됐다.
스네데커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GC(파70·7154야드)에서 열린 투어챔피언십 마지막날 더블보기 1개, 보기 1개를 버디 5개로 만회하며 2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10언더파 270타로 저스틴 로즈(영국)를 3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 5위였던 스네데커는 이번 우승으로 2500점을 보태 합계 4100점으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제치고 1위로 우뚝 섰다.
○지난 5년간 상금보다 많아
그는 우승상금 144만달러에다 페덱스컵 랭킹 1위에게 주는 1000만달러의 보너스까지 합쳐 1144만달러(약130억원)를 거머쥐었다. 이 금액은 2007년 데뷔 이후 지난해까지 5년간 벌어들인 1110만8484달러보다 많은 액수다.
타이거 우즈(2회), 비제이 싱, 짐 퓨릭, 빌 하스에 이어 페덱스컵 챔피언에 이름을 올린 그는 생애 처음 세계 랭킹 10위에 오르는 감격도 함께 누렸다. 지난해 간 이식 수술을 받은 후 두 번째로 대회장을 찾은 아버지 래리에게 우승컵을 안겨주는 감격까지 맛봤다.
○샷은 평범하지만 퍼팅은 1위
그의 시즌 평균 티샷 거리는 288.7야드(101위)로 단타자에 속한다. 페어웨이 안착률 60.5%(101위), 그린 적중률 63.75%(109위) 등 샷 부문에서는 평균 이하다. 그러나 퍼팅은 뛰어나다. 거리별 성공률로 점수를 매기는 퍼팅 순위에서 0.860점으로 1위에 올라있다. 2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의 0.797과 비교해도 월등한 실력이다.
그는 이번 투어챔피언십에서도 평균 퍼트 수 27.5타(2위), 그린적중시 퍼트 수 1.66타(3위)를 기록해 퍼트의 귀재라는 것을 입증했다. 이날 3번홀 버디로 상큼하게 출발한 그는 6번홀(파3)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리며 더블보기를 범했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고 8번홀에서 12m 버디를 떨구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후반 들어서는 13번홀에서 6m 버디를 잡은 뒤 15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우승의 결정타는 17번홀(파4)에서 나왔다. 티샷을 깊은 러프에 빠뜨린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해저드로 둘러싸인 그린을 직접 노렸다. 두 번째샷이 해저드와 그린 경계에 간신히 걸렸다. 그는 웨지로 ‘칩인 버디’를 성공시키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18번홀(파3)에서 티샷이 갤러리 스탠드석으로 날아가 보기를 범했지만 우승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경쟁자들 줄줄이 자멸
스네데커에게 4타 뒤진 채 출발한 타이거 우즈는 1번홀에서 3번 우드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며 보기로 출발한 뒤 5번홀에서도 보기를 했다. 6번홀에서는 티샷을 물에 빠뜨리며 더블보기를 기록, 일찌감치 우승경쟁에서 탈락했다. 그는 합계 2언더파로 공동 8위에 그쳤다.
플레이오프에서 11라운드 연속 60대타수를 기록했던 매킬로이는 가장 결정적인 라운드에서 4오버파 74타를 치며 합계 1언더파 공동 10위로 밀렸다. 4번홀 보기에 이어 6번홀 더블보기, 7번홀 보기로 무너지며 역전의 틈새조차 만들지 못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스네테커 누구인가
브렌트 스네데커(31·미국)는 어릴 때 골프장을 관리하는 외할머니 손에 이끌려 골프를 시작했다. 2003년 US아마추어 퍼블릭링크스대회에서 우승한 다음해 프로로 전향한 그는 2006년까지 PGA투어의 2부 투어에서 활동했다.
2007년 데뷔 첫해에 윈덤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신인상을 받은 그 는 더 나은 도약을 위해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는 모험을 감행했다. 이 때문에 오랜 시간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태어날 때부터 엉덩이 쪽에 퇴행성 문제를 갖고 있던 그는 프로가 된 뒤 양쪽 엉덩이 상부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그는 지난 6월 미국 골프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2010년 엉덩이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로 플레이했던 게 스윙에 큰 영향을 미쳤다. 임팩트 구간에서 엉덩이에 힘을 줄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2010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양쪽 엉덩이를 수술했다. 첫 번째 수술한 뒤 5~10야드 거리가 늘었고 두 번째 수술 뒤 5야드가 추가로 늘어났다. 그는 지난해 더 헤리티지, 올해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 등 최근 2승을 모두 연장전에서 거둔 승부사다. 비결에 대해서는 “마음을 느긋하게 갖고 눈앞의 일에 완전히 몰입한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년 반 동안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을 주문처럼 외우고 다녔다. 8언더파일 때나 8오버파일 때나 항상 같은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 페덱스컵
미국 PGA투어에서 2007년 프로야구의 포스트시즌 경기처럼 시즌 막판 흥행을 위해 도입한 플레이오프 제도를 말한다. 운송회사인 페덱스(Fedex)가 10년간 스폰서를 맡으면서 ‘페덱스컵’으로 명명됐다. 플레이오프전은 △바클레이스 △도이체방크챔피언십 △BMW챔피언십 △투어챔피언십 등 4개 대회다. 시즌 내내 포인트를 부여해 첫 대회는 상위 125명이 출전하고 마지막 투어챔피언십에는 30명이 나간다. 랭킹 1위에게는 1000만달러의 보너스가 주어진다.
스네데커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GC(파70·7154야드)에서 열린 투어챔피언십 마지막날 더블보기 1개, 보기 1개를 버디 5개로 만회하며 2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10언더파 270타로 저스틴 로즈(영국)를 3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 5위였던 스네데커는 이번 우승으로 2500점을 보태 합계 4100점으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제치고 1위로 우뚝 섰다.
○지난 5년간 상금보다 많아
그는 우승상금 144만달러에다 페덱스컵 랭킹 1위에게 주는 1000만달러의 보너스까지 합쳐 1144만달러(약130억원)를 거머쥐었다. 이 금액은 2007년 데뷔 이후 지난해까지 5년간 벌어들인 1110만8484달러보다 많은 액수다.
타이거 우즈(2회), 비제이 싱, 짐 퓨릭, 빌 하스에 이어 페덱스컵 챔피언에 이름을 올린 그는 생애 처음 세계 랭킹 10위에 오르는 감격도 함께 누렸다. 지난해 간 이식 수술을 받은 후 두 번째로 대회장을 찾은 아버지 래리에게 우승컵을 안겨주는 감격까지 맛봤다.
○샷은 평범하지만 퍼팅은 1위
그의 시즌 평균 티샷 거리는 288.7야드(101위)로 단타자에 속한다. 페어웨이 안착률 60.5%(101위), 그린 적중률 63.75%(109위) 등 샷 부문에서는 평균 이하다. 그러나 퍼팅은 뛰어나다. 거리별 성공률로 점수를 매기는 퍼팅 순위에서 0.860점으로 1위에 올라있다. 2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의 0.797과 비교해도 월등한 실력이다.
그는 이번 투어챔피언십에서도 평균 퍼트 수 27.5타(2위), 그린적중시 퍼트 수 1.66타(3위)를 기록해 퍼트의 귀재라는 것을 입증했다. 이날 3번홀 버디로 상큼하게 출발한 그는 6번홀(파3)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리며 더블보기를 범했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고 8번홀에서 12m 버디를 떨구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후반 들어서는 13번홀에서 6m 버디를 잡은 뒤 15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우승의 결정타는 17번홀(파4)에서 나왔다. 티샷을 깊은 러프에 빠뜨린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해저드로 둘러싸인 그린을 직접 노렸다. 두 번째샷이 해저드와 그린 경계에 간신히 걸렸다. 그는 웨지로 ‘칩인 버디’를 성공시키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18번홀(파3)에서 티샷이 갤러리 스탠드석으로 날아가 보기를 범했지만 우승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경쟁자들 줄줄이 자멸
스네데커에게 4타 뒤진 채 출발한 타이거 우즈는 1번홀에서 3번 우드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며 보기로 출발한 뒤 5번홀에서도 보기를 했다. 6번홀에서는 티샷을 물에 빠뜨리며 더블보기를 기록, 일찌감치 우승경쟁에서 탈락했다. 그는 합계 2언더파로 공동 8위에 그쳤다.
플레이오프에서 11라운드 연속 60대타수를 기록했던 매킬로이는 가장 결정적인 라운드에서 4오버파 74타를 치며 합계 1언더파 공동 10위로 밀렸다. 4번홀 보기에 이어 6번홀 더블보기, 7번홀 보기로 무너지며 역전의 틈새조차 만들지 못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스네테커 누구인가
브렌트 스네데커(31·미국)는 어릴 때 골프장을 관리하는 외할머니 손에 이끌려 골프를 시작했다. 2003년 US아마추어 퍼블릭링크스대회에서 우승한 다음해 프로로 전향한 그는 2006년까지 PGA투어의 2부 투어에서 활동했다.
2007년 데뷔 첫해에 윈덤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신인상을 받은 그 는 더 나은 도약을 위해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는 모험을 감행했다. 이 때문에 오랜 시간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태어날 때부터 엉덩이 쪽에 퇴행성 문제를 갖고 있던 그는 프로가 된 뒤 양쪽 엉덩이 상부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그는 지난 6월 미국 골프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2010년 엉덩이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로 플레이했던 게 스윙에 큰 영향을 미쳤다. 임팩트 구간에서 엉덩이에 힘을 줄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2010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양쪽 엉덩이를 수술했다. 첫 번째 수술한 뒤 5~10야드 거리가 늘었고 두 번째 수술 뒤 5야드가 추가로 늘어났다. 그는 지난해 더 헤리티지, 올해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 등 최근 2승을 모두 연장전에서 거둔 승부사다. 비결에 대해서는 “마음을 느긋하게 갖고 눈앞의 일에 완전히 몰입한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년 반 동안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을 주문처럼 외우고 다녔다. 8언더파일 때나 8오버파일 때나 항상 같은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 페덱스컵
미국 PGA투어에서 2007년 프로야구의 포스트시즌 경기처럼 시즌 막판 흥행을 위해 도입한 플레이오프 제도를 말한다. 운송회사인 페덱스(Fedex)가 10년간 스폰서를 맡으면서 ‘페덱스컵’으로 명명됐다. 플레이오프전은 △바클레이스 △도이체방크챔피언십 △BMW챔피언십 △투어챔피언십 등 4개 대회다. 시즌 내내 포인트를 부여해 첫 대회는 상위 125명이 출전하고 마지막 투어챔피언십에는 30명이 나간다. 랭킹 1위에게는 1000만달러의 보너스가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