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 민법초안부터 민사법 발전을 주도한 공로 인정받아

국민생활의 근간인 ‘민법’을 연구하는 국내 최대의 법학분야 학술단체, ‘한국민사법학회’가 민사실무 법의 제․개정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8회 영산법률문화상을 수상한다. 영산법률문화상은 국가사회발전에 공헌한 법률가 및 법학자만을 대상으로 한 국내최초의 민간장학재단 상이다.

영산법률문화재단(이사장 윤관 전 대법원장)은 제8회 영산법률문화상 수상자로 한국민사법학회(회장 윤용석)를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시상식은 25일 오후 6시 반에 조선호텔(서울시 중구 소공동 소재) 2층 오키드룸에서 열리낟. 5000만원의 상금과 상패가 수여된다.

영산법률문화재단측은 “한국민사법학회는 우리나라 최초 민법전 초안과 민법이 개정될 때마다 의견서를 내는 등으로 우리 민법의 지향점을 제시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어왔으며, 활발한 학술활동 등을 통해 법치주의의 정착과 법률문화의 향상에 크게 이바지 해 왔다고 판단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배경을 밝혔다.한국민사법학회는 1956년 민법초안연구회라는 이름으로 창립돼 1974년 현재의 이름으로 개칭된 후 현재 학계 400여명, 실무계 100여명 합계 약 500여명의 회원이 있는 학술단체로 성장했다.

한국민사법학회는 1956년 국회에서 심의중이던 민법안에 대한 연구와 검토를 목적으로 결성된 민법초안연구회가 그 모태로 이듬해 고 김증한 초대회장(서울대 법대 교수)을 중심으로 국내 각 대학의 민법학 전공 교수들이 중심이 돼 창립됐다.

민사법 전공교수와 법조실무계의 판사·검사·변호사들로 구성돼 있다. 민법을 제정할 때 관여한 것을 계기로 설립된 한국민사 법학회는 14차례의 민법개정이 있을 때마다 법안을 검토해왔다. 가등기담보 등에 관한 법률, 주택임대차보호법 등을 비롯해 민사 특별법 제정과 개정에도 참여하는 등 우리나라 민사법 발전에 커다란 기여를 해온 대표적인 학회로 평가받고 있다.

수상소식을 접한 한국민사법학회의 윤용석 회장은 “한국 민법학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게 된 것 모두가 민법 제정 전후 열악한 환경에서도 학문연구와 후학배출을 위해 노력했던 초기 민법학 태두들의 헌신적 노력덕택”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수상도 지금의 한국민사법학회가 수상한다기 보다는 바로 한국 민법의 태동기와 학회 성립 당시의 선배 교수들의 학문적 열정과 공로를 기리는 상”이라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학자로서의 긍지와 소임을 돌이켜, 더욱 심기일전해 학회활동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시상금 지급 및 재단 운영은 영산대(총장 부구욱)의 설립자인 고 박용숙 여사가 2002년 12월 사회환원차원에서 출연한 현금 30억의 설립기금으로 이루어진다.

‘정의가 살아 숨쉬는 사회구현을 위해 바람직한 법치주의를 지향한다’는 모토로 2004년 3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영산법률문화재단은 매년 법치주의 이념을 구현하고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공헌한 법률가와 법학자를 발굴 표창하는 사업을 주관하고 있다.

새로운 법률문화 확산의 계기를 마련한 영산법률문화재단은 ‘법치를 넘어 덕치가 실현돼 보다 살기 좋은 사회를 이루는데 앞장선다’는 재단의 기본 운영방향에 따라, 법조계, 언론계, 학계 등 각계 각층을 망라한 수상자 선정위원회(위원장 이규홍 변호사)를 구성, 제8회 영산법률문화상 수상자 선정작업과 시상을 준비해 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