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들, 高위험 브라질 국채에 2조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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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오래간다…리스크 있어도 수익 높거나 안전 자산으로"
금값 반등으로 골드뱅킹 인기
국채 30년물에 꾸준한 관심…안전한 즉시연금에도 뭉칫돈
금값 반등으로 골드뱅킹 인기
국채 30년물에 꾸준한 관심…안전한 즉시연금에도 뭉칫돈
최근 은행 PB센터장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투자자들이 금리가 어느 순간 오를 수도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을 접고 현실적인 대응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자산가들의 투자성향이 양갈래로 나뉘고 있다. 브라질국채 등과 같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상품에 투자하거나, 즉시연금 물가연동국채와 같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을 선택하는 양상이다.
◆저금리 기조에 고위험 브라질채 ‘인기’
브라질국채는 최근 누적 판매액 2조원을 넘기는 등 인기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고금리에 익숙한 투자자들이 위험이 높더라도 금리가 높은 상품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을 확대하는 내용의 2013년도 세제개편안이 발표됨에 따라 브라질국채의 절세 효과가 재차 부각되고 있다.
브라질국채의 인기는 지난달 기획재정부가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을 기존의 4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낮추고 절세상품을 줄이는 내용의 내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절세효과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증권의 브라질국채 누적 판매 규모는 8월 말 현재 1조3000억원, 미래에셋증권은 9040억원에 달했다.
브라질국채는 한국과 브라질의 조세협약에 의해 이자소득이 비과세되고, 채권 평가차익과 환차익도 과세되지 않는다. 브라질 헤알화 환율이 7월 이후 약세 국면에 접어들면서 환차익에 대한 기대심리가 커진 것도 브라질국채에 자금이 몰리는 원인이다.
최근 금값이 급등하면서 은행 영업점에는 금값에 대한 문의 전화도 이어지고 있다. 김영규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장은 “금은 지금까지 수익성이 높았고, 변동성은 낮았다”며 “특히 지난주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발표 이후 금값이 급등하면서 PB 고객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 18일 금값이 2014년 안에 온스당 24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모건스탠리도 현재 1780달러대의 금값이 내년에는 18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채 30년물에도 관심
올해 처음 발행되기 시작한 30년물 국채에도 슈퍼리치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정원기 하나은행 강남PB센터장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생각으로 슈퍼리치들은 30년 국채 매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만 놓고 보면 30년물 국채는 은행 정기예금에 비해 매력적인 수준은 아니다. 이달 발행된 국채 30년물의 금리는 3.05%와 3.08%로 정기예금 금리 3.2~3.4%보다 낮다. 하지만 금리 인하 추세를 감안하면 국채 30년물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자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국채 30년물은 이표채로 보유하고 있는 기간 동안 1년에 두 번씩 총 3%의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표채란 표면이율에 따라 연간 지급해야 하는 이자를 일정기간 나눠 지급하는 채권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달부터 연말까지 매월 4000억원씩 1조6000억원 규모의 국채 30년물을 발행할 예정이다. 다음달까지 두 달 동안은 입찰을 통해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10개 내외의 국고채전문딜러(PD)를 인수단으로 선정하는 방식으로 발행되며, 11월부터는 매월 첫째주 월요일에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행된다.
◆안전자산, 즉시연금에 뭉칫돈 몰려
즉시연금에도 시중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즉시연금은 500만원 이상의 목돈을 넣은 뒤 그 다음달 또는 일정 거치기간 후 월급처럼 매달 이자나 원리금을 받을 수 있는 보험상품이다. 삼성·대한·교보 등 상위 7개 생명보험회사들이 지난달 판매한 즉시연금은 총 1조3730억원 규모다. 한 달 전 3805억원의 3.6배로 급증했다.
이 같은 인기는 적용금리가 정기예금보다 1%포인트가량 높은 데다 내년부터 과세하겠다는 정부 발표가 지난달 8일 나오면서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이달 들어선 즉시연금 금리를 낮추고 최고 한도를 설정하는 등의 배짱영업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즉시연금의 경우 수익성보다는 세테크 개념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당분간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종우 하나은행 청담골드클럽 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 측에선 금융투자상품의 수익에 대한 과세기조를 강화하고 있어 자산가들이 세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즉시연금의 수익률은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원금가치를 지키고 싶은 이들은 물가연동국채에 주목한다. 물가가 오르는 만큼 이자를 올려주기 때문에 물가상승에 따라 원금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채권이다. 물가가 오르면 원금이 물가상승률만큼 늘어나고, 불어난 원금을 바탕으로 이자가 붙는다.
물가채는 발행주체가 정부여서 안전성이 높은 데다 최근 세제개편에 따른 ‘채권에 대한 분리과세 기준 강화, 원금증가분 과세’에서도 예외여서 절세상품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하지만 정부는 2015년 1월부터 발행되는 물가채에 대해선 원금 증가분을 이자소득 과세대상으로 하기로 했다. 비과세혜택이 사라지기 전에 물가연동국채 매수에 나서는 것을 고려해볼 만한 시점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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