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과 글로벌리서치의 대선 여론조사에서는 연령대별로 대선 후보 ‘빅3’에 대한 지지도가 확연히 차이가 났다. 이번 대선이 결국 세대 간 전쟁으로 치러질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세대전쟁 뚜렷

3자구도시 전체 지지도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36.7%), 안철수 무소속 후보(31.2%),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22.4%) 순이었다. 하지만 연령별로는 후보 간 지지율 차이가 뚜렷했다. 20~30대는 안 후보, 40대는 문 후보, 50~60대는 박 후보가 높게 나왔다. 안 후보는 20대에서 47.3%, 30대에서는 41.7% 지지율로 가장 앞섰고, 박 후보는 50대(지지율 39.5%), 60대 이상(61.8%)에서 높았다. 이에 비해 문 후보는 40대에서 35.0%의 지지율로 박 후보(27.9%), 안 후보(26.8%)에 앞섰다.

흥미로운 점은 20대보다 30대의 야권 성향이 더 강하다는 점이다. 박근혜-문재인 후보 간 양자구도시 30대의 문 후보 지지율은 60.9%로 20대(51.5%)보다 높았다. 박근혜-안철수 후보 간 대결에서도 30대의 안 후보 지지율(64.7%)이 20대(58.8%)를 앞섰다. 3자구도시 30대에서는 박 후보 지지율이 가장 낮았지만 20대에서는 박 후보 지지율이 27.7%로 문 후보(18.0%)보다 높았다.

김명준 글로벌리서치 이사는 “박 후보가 당내 후보선출 이후 대학생을 잇따라 만나면서 반값 등록금 정책을 약속하는 등의 행보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수도권은 안철수 선호

서울에서 안 후보 지지율은 3자대결에서 가장 높게 나왔다. 안 후보 37.8%, 박 후보 28.5%, 문 후보 23.5% 순이었다. 박근혜-안철수 양자구도에서도 안 후보는 서울과 인천·경기는 물론 대전·충청 지역에서도 박 후보를 앞섰다. 문 후보는 서울에선 박 후보를 20%포인트 이상 앞섰지만, 인천·경기에서는 4.4%포인트 차로 뒤졌다.

문·안 후보의 출신지인 부산·울산·경남에서는 박 후보가 다자구도는 물론 양자대결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박-문 구도에서는 박 후보가 56.7%로 문 후보(32.8%)보다 높았고, 박-안 구도에서도 박 후보 지지율(54.4%)이 안 후보(33.5%)보다 우세했다.

야권 단일화를 가늠하는 표심에서 중요한 지역인 광주·전라에서는 안 후보가 문 후보보다 지지율이 높았다. 3자구도시 안 후보 지지율이 46.5%로 문 후보의 34.2%를 앞섰다.

◆남성 야권후보, 여성 박근혜

남성은 전체적으로 야권 지지 성향이 강했다. 양자구도시 박-문, 박-안 대결 모두 문 후보와 안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박 후보에 비해 높았다. 여성은 반대였다. 박-문 구도에서 박 후보 지지율은 49.2%로 문 후보 지지율(42.0%)보다 높았고, 박-안 구도에서도 근소한 차이(0.3%포인트)로 박 후보 지지율이 앞섰다. 여성들은 야권 후보 중 문 후보보다는 안 후보에 대한 호감도가 더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 3자구도시 안 후보가 문 후보를 9%포인트 가까이 앞서면서도 야권 단일화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는 문 후보가 5%포인트 가까이 더 우세하게 나왔다. 김 이사는 “새누리당에선 문 후보로 단일화됐을 경우 상대적으로 쉬운 게임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며 “일종의 역선택”이라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